[IT 칼럼] 오픈뱅킹 도입, 법제도 정비 등 준비에 만전 기해야
[IT 칼럼] 오픈뱅킹 도입, 법제도 정비 등 준비에 만전 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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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디지털금융시대로의 전환점의 하나인 오픈뱅킹 서비스가 오는 30일에 시범운영 되고 연말에는 본 서비스가 가시화된다. 오픈뱅킹이란 은행의 핵심 금융기능을 표준화하고 공동결제시스템을 구축해서 이를 은행뿐만 아니라 핀테크 업체에도 개방해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조회, 결제, 송금 등의 금융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오픈뱅킹 도입은 은행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금융 산업계의 다양한 혁신 경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오픈뱅킹 시범 운영에는 전산 개발과 구축에 필요한 물리적 기반을 고려해 일부 지방은행을 포함한 총 10개 시중은행이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다. 시범운영이 끝나는 12월 중순부터는 시중은행뿐 아니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핀테크 업체까지 참여하는 오픈뱅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0월 13일 현재 은행을 포함해 총 146개 업체가 오픈뱅킹 사전 이용 신청을 접수시켰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도입되면 한 앱에서 모든 은행 계좌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여러 은행 계좌를 관리하기 위해 일일이 은행 앱을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다. 고객은 더 편하고 질 높은 은행·핀테크 앱을 골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은행은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가뜩이나 저금리 장기화와 디지털 고도화로 금융 소비자가 거래 은행을 갈아타는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거래 은행’ 개념을 약화시키고 은행의 고객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픈뱅킹으로 촉발되는 금융혁신은 단순히 계좌 조회를 간편화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궁극적인 목표는 핀테크를 활용해 신용카드 위주의 공고한 지급결제 시장을 계좌 기반으로 유연화하고 은행이 독점하고 있던 고객의 금융 데이터 분석을 활성화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늘리는 ‘마이데이터’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또한 현재 핀테크 회사들은 송금·결제 건당 400~500원에 달하는 펌뱅킹 이용료를 금융사에 지불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 업체가 송금으로만 지불한 펌뱅킹 이용료는 200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오픈뱅킹이 시행되면 핀테크 사업자가 은행에 지불했던 이용료가 기존의 10분의 1 수준인 건당 40~50원으로 낮아진다.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경우 핀테크 업체들은 보다 공격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여력이 커지게 된다.

앞으로의 과제는 오픈뱅킹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4차 산업혁명에 잘 대응하기 위해 조속한 법제화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현재 구축 중인 오픈뱅킹 시스템은 은행권과 핀테크 업체 간 협약을 통해 시스템을 연결한 것에 불과하다. 금융기관의 정보 제공 의무가 법으로 규정돼야 오픈뱅킹을 통한 서비스 개선이 실제로 구현될 수 있다. 일본은 2017년 은행법을 개정하였고 유럽연합(EU)도 금년 1월 은행 API를 핀테크 기업에 수수료 등에 있어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의무화했다. 우리 금융당국도 연내 전자금융법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우리나라 정치상황상 미지수다.

또한 오픈뱅킹이 민감한 개인의 금융정보가 개방되면서 개인 금융정보의 활용성을 높이는 반면 정보 유출이나 보안 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책임 관계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에 대한 불안감만으로 글로벌 데이터 경제 흐름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 이미 국회에 계류돼 있는 신용정보법 개정안에는 개인정보 활용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호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포함돼 있으므로 조속한 국회통과가 필요하다. 아울러 개인정보의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의 균형문제는 계속해서 연구하고 보완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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