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질의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질의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8

애초 공개 소환 방침 변경돼

펀드 직접투자·운영 관여 의혹

딸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

허위인턴증명서 발급 등도 조사

PC교체 등 증거인멸 시도 정황

구속영장 청구 카드도 만지작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3일 검찰에 전격 출석했다. 정 교수가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조 장관 가족에 대한 본격적인 검찰 수사 이후 처음이다.

정 교수는 개천절인 이날 오전 9시쯤 서울중앙지검 지하주차장을 통해 검찰청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정 교수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 중이다.

애초 검찰은 정 교수를 소환할 경우 1층 정문으로 출입하게 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정 교수가 공개 소환 대상자가 아니라는 점 ▲정 교수의 건강상태에 대한 염려가 제기되는 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점 ▲통상의 출석 방식의 경우 예기치 못할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이 경우 수사 차질이 생기는 점 등을 고려해 비공개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3일 검찰이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 연구실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정 씨의 연구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검찰은 이날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조 후보자의 부인이 재직 중인 동양대학교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가 있는 연구실과 사무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3일 검찰이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 연구실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정 씨의 연구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검찰은 이날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조 후보자의 부인이 재직 중인 동양대학교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가 있는 연구실과 사무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 교수는 지난 6일 딸 조모(28)씨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러 자녀 입시 의혹과 사모펀드 운용과 웅동학원 관련 의혹 등 조사할 것이 많은 만큼 검찰은 정 교수를 두 차례 정도 부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정 교수는 조 장관 가족이 출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이후인 2017년 7월 갖고 있던 주식을 팔고 해당 펀드에 10억 5000만원을 투자했다.

검찰은 코링크PE 내부 문건 등에서 정 교수가 코링크PE 실 운영자로 지목된 조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6, 구속)씨 부인과 자신의 남동생인 보나미시스템 정모 상무를 통해 2015~2016년 10억원대 자금을 코링크PE 설립·투자에 쓴 정황을 포착했다. 구속된 조씨는 이날 구속기한이 만료된다.

검찰은 코링크PE가 정 교수 동생에게 컨설팅 등 명목으로 매달 800만원씩 1억원을 건넨 정황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소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설치된 포토라인 뒤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23일 PC 하드디스크와 업무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하기 위해조국 법무부 장관의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입학 의혹 관련 이화여대 입학처와 연세대 교학팀, 아주대·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천지일보 2019.9.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소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설치된 포토라인 뒤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23일 PC 하드디스크와 업무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하기 위해조국 법무부 장관의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입학 의혹 관련 이화여대 입학처와 연세대 교학팀, 아주대·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천지일보 2019.9.24

또 검찰은 정 교수가 코링크PE가 투자한 더블유에프엠(WFM)의 경영에 직·간접 관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정 교수는 코링크가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WFM에서 지난 6월까지 7개월간 자문료 명목으로 매달 200만원씩 1400만원을 받기도 했다.

현재 검찰은 정 교수가 사모펀드에서 예상했던 수익이 나지 않자 조씨를 압박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조씨가 사모펀드를 통해 WFM을 ‘2차 전지’ 기업으로 전환시켜 관련 사업을 진출을 시도했지만, 생각처럼 잘 풀리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정 교수가 WFM 매출 현황을 직접 보고 받았다는 WFM 관계자의 증언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와 조 장관의 두 자녀와 관련된 의혹도 검찰 조사 대상이다. 정 교수는 딸 입시를 위해 자신이 근무하는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로 기소된 바 있다.

딸 조씨는 2015학년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이 표창장을 내고 합격했다. 검찰은 2013년 6월쯤 표창장이 위조된 정황을 포착한 뒤 2013~2014년 딸이 지원한 대학원들을 압수수색해 표창장 제출 여부 등 살펴봤다.

한영외고 시절 2주간 인턴을 하고 제1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의학논문 의혹, 고려대 재학 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3일만 출근하고 3주간 인턴을 했다고 경력을 부풀려 허위 증명서를 발급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의 대학 동기 등 인맥으로 딸을 인턴자리를 마련한 만큼 정 교수가 얼마나 증명서 발급과 입시 전형 제출에 관여했는지가 핵심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

검찰은 8월말 수사 착수 이후 정 교수가 자신의 자산관리인 역할을 한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36)씨를 통해 동양대 사무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의 PC를 통째로 숨기거나 하드디스크를 교체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추궁할 방침이다.

아울러 5촌 조카 조씨가 WFM에서 횡령한 13억원 중 10억원이 정 교수에게 흘러갔다는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횡령죄 공범이 될 소지도 있다.

모든 조사를 끝마치는 대로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PC 하드디스크 교체 등을 구속의 대표적 사유인 증거인멸로 볼 여지가 큰 만큼 구속영장 청구 확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현직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를 상대로 청구한 영장이 기각된다면 쏟아지는 비판과 더불어 수사 동력도 상실될 가능성이 있어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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