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인지, 돈인지 선택해라!” 명성교회 세습 재판장 앞 울린 목소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통합총회는 하나님과 돈중 선택해야 할 시점입니다.”

5일 명성교회 세습 재심이 열린 서울 종로구 예장통합 총회 회관. 재심 결과를 기다리는 건 비단 취재진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소속 학생들도 재심 결과를 기다리며 총회 회관을 지켰다.

장신대 신학생들은 그간 여러 차례 집회와 성명, 걷기도회(걸으며 기도하는 기도회) 등을 통해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요구해왔다.

37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도 약 20명의 신학생들은 이날 오전부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기도회, 세습반대문화제 등을 이어갔다.

장신대 신학생들은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총회 재판국을 향해 이번 재판이 ‘마지막 기회’라며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이들은 “103기 총회가 세습이 명백한 불법이라 결정 내린 것을 분명히 기억해달라”며 “정의로운 참 재판관이신 하나님을 따라 명성교회 불법세습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우리 통합교단이 거룩하고 보편된 사도적 교회임을 드러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총회 재판국은 정의롭게 판결하라” “총회 재판국은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재판하라” “총회 재판국원은 오늘 재판의 내용을 공개하고 판결문을 공개하라” “세습은 교회를 타락시킨다” “명성교회는 세습을 회개하라” 등 구호를 연호했다.

신대원 신학과 2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찬성 학생은 “오늘 이 자리를 하늘에 계신 의로운 재판장께서도 지켜볼 것”이라며 “오직 주를 두려워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재판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이후 기도회와 문화제가 차례로 진행됐다. 모든 행사는 총회 회관 밖에서 진행됐다. 재판국 회의에 방해되지 않도록 밖에서 진행을 추진했다는 게 신학생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님, 우린 길이신 주님만 따르길 원합니다. 세상의 가치를 따라가지 않고 온전히 주님의 그 길을 따라갈 수 있도록 붙들어 주시옵소서.”

오후 5시, 가만히 있어도 옷이 다 젖을 정도로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기도회와 문화제가 진행되는 간이 공연장에 놓인 방석엔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학생들과 회원들로 가득 찼다.

두 눈을 감은 학생들은 주님을 외치고 “제발 포기하지 말아달라” “총회재판국에 함께해달라”고 울부짖었다.

설교에 나선 이길주 목사는 “하나님의 교회를 자기것인양 세습하고 도둑질했기 때문에 세습을 행하는 그들의 고백은 거짓”이라며 “마땅히 공의로 판결해야 함에도 거짓으로 판결하는 그것도 거짓이다. 공의가 없는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가 될 수 없다. 그것이 구약부터 신약까지 하나님이 일관되게 외치신 말씀”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명성교회 세습 재심 결과는 오후 7시가 넘어 나올 전망이다. 앞서 강홍구 총회 재판국장은 “오후 7시에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하면서도 “다만 결과 발표가 지연될 수 있으니 감안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