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수원 목사를 비롯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장신대 신학생 등 교인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수원 목사를 비롯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장신대 신학생 등 교인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6

지난 25일 임시노회 개최 관련해

“출석자 절반, 명성교회 연관” 주장

 

새임원회 “명성교회 청빙 합법”

오는 14일 임시노회 개최 예정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부자 세습’으로 교계 논란 중심에 선 명성교회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세습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명성교회의 소속 노회인 ‘서울동남노회’가 최근 사태 해결을 위해 꾸려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수습전권위원회(수습전권위)’의 주관으로 임시노회를 열고 새 임원을 선출했지만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서울동남노회 노회원들은 지난 30일 성명을 내고 수습전권위를 비판했다. 이들은 수습전권위가 명성교회 불법 세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됐지만 결국 불법 다수결로 ‘도로 명성노회’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날 참석한 목사 131명 중 명성교회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목사는 무려 62명이었다.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장로 출석자는 70명 중 35명이 명성교회 소속이었고 목사 노회원 출석자 131명 중 39명이 명성교회 소속 이었다. 심지어 이날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통과시켰던 진광교회 최관섭 목사가 다시 노회장이 됐다.

사실상 이번 임시노회에서 명성교회 측 참석자만 절반이 넘게 파악된 상황에서 명성교회가 자신들 뜻대로 노회 임원진을 다시 구성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세습 반대 노회원 측은 “명성 측은 처음부터 위법한 사항도 노회원들의 다수결이면 합법화된다고 믿고 있었다”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자이면 자격이 없어도 무방하지만, 자신들과 뜻이 배치되는 인물은 당연한 자격을 갖췄어도 철저히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명성교회 세습안을 통과시켰다가 노회장직을 잃은 최관섭 목사가 다시 노회장이 되도록 판을 만들어 줬다”며 “이게 정녕 수습인지 응당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다림’… 굳게 닫힌 서울동남노회 사무실 문[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서울동남노회 구임원과 신임원이 13일 서울 강동구 성내2동 사무실에서 대치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김수원 목사 등 신임원들은 재판 결과에 따라 업무를 시작하겠다며 사무실을 방문했고, 구임원 측과 갈등을 빚었다. 사무실은 구임원과 함께 명성교회 장로 다수가 미리 차지하고 있었으며 기자들의 취재를 막으며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전 10시 10분경 시작된 회의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채 2시간여 만에 종결됐다. 회의가 진행되는 사무실이 굳게 닫혀 외부에서 취재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5.13
‘기다림’… 굳게 닫힌 서울동남노회 사무실 문[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서울동남노회 구임원과 신임원이 13일 서울 강동구 성내2동 사무실에서 대치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김수원 목사 등 신임원들은 재판 결과에 따라 업무를 시작하겠다며 사무실을 방문했고, 구임원 측과 갈등을 빚었다. 사무실은 구임원과 함께 명성교회 장로 다수가 미리 차지하고 있었으며 기자들의 취재를 막으며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전 10시 10분경 시작된 회의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채 2시간여 만에 종결됐다. 회의가 진행되는 사무실이 굳게 닫혀 외부에서 취재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5.13

이들은 오는 5일 진행될 명성교회 세습 재판과 관련해서도 예장통합총회 재판국(총회 재판국)의 올바른 판결을 호소했다.

앞서 총회 재판국은 지난달 16일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결의 무효 재심 소송의 결론을 내리겠다며 장장 9시간에 걸친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판결을 미뤘다. 당시 결론을 내달라는 교인들의 거센 반발에도 총회 재판국 측은 “더 알뜰한 결과를 위한 것”이라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결국 총회 재판국이 ‘만장일치’를 추진하려 시간을 번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세습반대 목회자들은 “신뢰가 무너진 판결은 판결로서의 가치도 사라진다”며 “한 번의 약속 불이행도 이해할 수 없지만 오는 5일 판결 약속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하나님과 역사 앞에 큰 죄를 범하는 무책임한 일임을 명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명성교회의 불법성은 온 천하가 다 아는 일”이라며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국원 개인의 이름을 걸고 바른 판결로써 시대적 소명을 다해달라. 바른 판결만이 모두를 살리고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이루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가운데 임시노회에서 선출된 새 임원회는 명성교회 세습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며 명성교회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 임원회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명성교회를 보호해야 한다며 “김하나 목사 청빙은 합법적으로 통과됐고 노회 인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회는 지교회에 속한 목사를 보호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끝까지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동남노회 새 임원회는 8월 14일 총대 선출을 위해 임시노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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