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소속 예장통합 측, 새 노회 임원 선출… 세습 반대 임원은 배제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명성교회가 소속된 예장통합총회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원회(수습전권위)가 세습을 반대하는 임원들을 배제하고 노회를 이끌 새 임원회를 선출했다. 새롭게 구성된 노회 임원엔 명성교회 세습 지지 행보를 보였던 이들도 포함됐다.

하지만 김수원 목사 등 명성교회의 세습을 반대하는 노회원들은 수습전권위의 임시노회 개최를 “불법노회”라며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명성 교회 내부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수습전권위는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임시노회를 열고 노회 임원을 새롭게 선출했다. 임원 선거는 현장에서 직접 후보를 추천받아 진행됐다.

선출된 임원은 ▲노회장 진광교회 최관섭 목사 ▲목사부노회장 갈릴리교회 손왕재 목사 ▲장로부노회장 상일교회 정창석 장로 ▲서기 열린교회 김성곤 목사 ▲부서기 성천교회 김경섭 목사 ▲회록서기 광주제일명성교회 윤호식 목사 ▲부회록서기 열방교회 강선기 목사 ▲회계 명성교회 김재복 장로 ▲부회계 신창교회 현정민 장로다.

특히 이번에 새 노회장으로 선출된 진광교회 최관섭 목사는 지난 2017년 노회장으로 선출,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통과시켰다가 이후 선거 무효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노회장직을 잃었던 인물이다.

그가 이번에 다시 노회장으로 당선되고, 또 명성교회 교인인 김재복 장로가 회계를 맡으면서 ‘명성교회가 다시 노회를 주도하게 됐다’는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임기는 올해 가을 정기노회 때까지다. 임시노회에서 선출된 임원들은 내달 15일 이전에 임시노회를 열고 노회 현안을 처리하고 가을 총회에 파송할 총대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수습전권위원장 채영남 목사는 이날 개회예배 설교에서 “교회를 위해하려는 세력들이 밀려오고 있다”면서 “교회의 위기다. 이런 위기에 편 가르고 싸우면 되겠나. 서로 용서하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화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노회는 채 목사의 설교처럼 ‘화합’하진 못했다. 김수원 목사 등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서울동남노회 신임원회 노회원들이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김수원 목사와 신임원회 노회원들은 전날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습전권위가 명성교회 세습을 돕기 위해 새 임원회를 구성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동남노회 사태 본질은 명성교회 불법 세습에 있다”며 “그런데 수습전권위가 세습 건을 배제하고 임원 선거만 다루려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결과적으로 명성교회 세습을 용인하는 임원회를 구성해 그 명맥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세 차례 수습전권위와 대화했지만 불법을 바로잡을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총회 임원회와 수습전권위, 명성교회가 혼연일체가 돼 불법 노회를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주관하는 임시노회는 중단해야 한다. 양측 합의로 노회 정상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