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림대 철학과 김용남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사랑하라!’ 우리 모두를 살릴 만병통치약”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쉘 실버스타인이 쓴 유명 서적 중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있다. 한 아이가 노인이 되기까지 사과나무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사랑하고 베풀면서 기쁨을 느낀다.
요즘같이 남보다 나 챙기기에 각박한 세상에서 이런 ‘사과나무’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흔치 않게도 이런 사과나무 심성을 지닌 이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정확히 그런 ‘집안’이 있다.
모든 종교의 진리는 표현만 다를 뿐 모두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며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을 말하는 대림대 철학과 김용남(51·사진) 교수를 만났다. 그는 원만한 성격에 어린 아이나 나이 지긋한 이도 포용하는 편안한 품성을 지녔다. 그도 그런 것이 그의 집안은 참으로 희생정신이 몸에 배인 집안이었다. 그에게 상생에 대한 얘기를 해 달라고 했더니 그는 자신의 가족 일화를 소개했다.

“어렸을 때부터 또래에 비해 생각이 조숙하면서도 따뜻한 심성을 지닌 동생이 한 명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참 효녀였죠. 남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그렇게 좋아했고, 슬픈 일이 있으면 제 일처럼 슬프게 우는 아이였어요.”

김 교수는 어렸을 때 자신이 살던 곳을 마치 쿤타킨테가 연상될 만큼 문명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소박하면서도 ‘때’ 묻지 않았음을 말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우리 집 사랑채는 꽤 오랫동안 개척교회로 사용됐어요. 아버지께서 신학교를 막 졸업한 전도사님께 무상으로 대여해 주셨기 때문이죠.”

그의 부모님은 사랑채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것도 모자라 교인들이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나온 인분까지 아무 말 없이 치워줄 만큼 착한 심성을 가졌다. 이때부터 김 교수네 남매들은 주말이면 자연스레 교회에서 설교도 듣고 찬송가도 불렀다.

한 날은 당시 중학생이었던 동생이 부모님께 급히 달려와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며 교회에 가자고 매달렸다. 부모님은 일손 하나라도 더 필요했던 시골 생활에서 한가하게 교회에 앉아 있을 여건이 안 됐기에 동생 말을 들을 수 없었다.

부모님의 거절에 낙담한 동생은 오랜 고민 끝에 “가족과 함께 천당에 갈 수 없다면 아무리 고통스러울지라도 차라리 같이 지옥에 가는 편이 낫겠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때 김 교수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며 “순간 친구는커녕 부모형제마저 이해관계로 전락해버린 세월을 향해 크게 도리질치는 마음을 본거죠. 중학생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김 교수의 집안 얘기를 듣고 있자면 참으로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순수하고 황당한 사연들이 많이 있었다. 옛 이야기를 늘여 놓으면서 내내 웃음을 잃지 않던 김 교수가 서로 ‘사랑하라’는 말도 아마 이런 ‘사과나무’ 같은 환경에서 살아 왔기에 더욱 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김 교수는 옛날보다 사랑이 많이 식어버린 사회에서 우리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정말 좋고 귀한 것은 이미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의 심연(深淵)에서 사랑의 샘을 퍼 올릴 때입니다. ‘사랑’, 그것이 바로 감로(甘露)이며 성령(聖靈)이고 우리 모두를 살리는 만병통치약입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