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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화합한국] ‘꽁꽁’ 언 마음 녹인 상인들의 기부 열풍
명승일 기자  |  msi@newscj.com
2011.01.05 14:14:37
올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에 민귀군경(民貴君輕)에 이어 한마음을 가지면 큰 의미의 대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의 ‘보합대화(保合大和)’가 2위에 올랐다고 교수신문이 밝혔다. ‘국민이 화합하고 궁극적으로 지구촌의 화합을 지향한다’는 조민유화(兆民有和)도 그 뒤를 이었다.

이같이 화합과 협력은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본지는 이번에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나눔을 통해 화해와 협력을 끌어내는 생생한 현장을 찾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종로구 상인들 ‘딱! 하루 매출’ 기부 이어져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손님은 오늘 365일 중 딱! 하루 매상을 기부하는 운동에 동참하셨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기부라고 하면 일일찻집이나 바자회 등 수익사업을 통한 수익금을 기부하는 방법을 떠올린다. 그러나 사업주는 이제 영업하면서 기부하고, 손님은 자연스런 구매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신선한 기부문화가 이목을 끈다. 이는 기부를 넘어 나눔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 주민을 하나로 똘똘 엮어주는 ‘화합의 촉매제’ 역할 또한 톡톡히 하고 있다.

종로구 종로 1·2·3·4가동 주민센터는 31일까지 지역 내 사업장을 대상으로 ‘딱! 하루 매출 기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9일 민속주점 ‘꽃 피는 산골’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8호점 마산 아구찜이 이 운동에 잇따라 동참했다. 구에 따르면 주로 지역 내 음식점, 미용실, 안경점 등이 동참 의사를 속속 밝혀왔다.

4호점인 솔밭숯불갈비 김영계 대표(52)는 “요즘 기부단체 비리로 기부 열기가 다소 식긴 했지만 이 운동을 계기로 기부문화가 확산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솔밭숯불갈비는 지난 12월 16일 이 운동에 동참했다. 17년째 갈빗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 대표는 평소 나눔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으며, 10년간 종로경찰서 청소년육성회장을 맡아왔다.

그는 “우리 업소뿐만 아니라 종로구 업소가 계속해서 참여하면 우리 구를 넘어서서 다른 구, 나아가 전국적으로 이 운동이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부푼 기대감을 나타냈다.

   
▲ ‘딱! 하루 매출 기부운동’에 참여한 손님 ⓒ천지일보(뉴스천지)

주로 음식점이 동참 의사 속속 밝혀
기부 홍보단도 적극적인 홍보활동
“모금 위한 신선한 방법” 주민 호평

이번 운동은 하루 매출 기부 의사가 있는 사업장이 기부 일자를 정하면 기부 행사 당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기부홍보단’이 출동한다. 홍보단은 시민에게 전단지를 나눠주고 매출을 올리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친다.

나아가 사업주는 매출액으로, 고객은 소비로, 종업원은 서비스로 모두가 훈훈한 나눔운동에 동참하는 것이다. 갈빗집 앞에는 ‘딱! 하루 매출 기부’ 홍보판이 설치된다. 동 주민센터 ‘기쁨되는 나눔 손길’이라는 홍보코너에는 업소 사진이 게시된다.

종로구에 따르면 지역에 많은 업체가 있으나 시간과 장소를 따로 마련해야 하는 뻔한 모금방법으로는 번거로움이 컸다. 그래서 시민도 선뜻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지갑을 열지 못하는 실정이다. 회비로 운영되는 단체도 뭉칫돈으로 기부를 하기엔 어려움이 많아 손쉬운 기부를 하도록 기획됐다.

종로 1·2·3·4가 동사무소 사회복지를 맡은 박현숙(51) 씨는 자원봉사자와 함께 솔밭숯불갈비 기부운동 당일 홍보 전단지를 시민에게 일일이 나눠줬다. 추운 날씨에도 손을 ‘호호’ 불어가며 시민에게 친절하게 전단지를 나눠주는 박 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고 발걸음에는 활기가 넘쳤다.

박 씨는 “최근 모금활동이 그리 쉽지 않지만 이번 운동은 모금을 위한 새로운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기부만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기부 후원금이 들어와야 이들에게 생계비 등을 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 운동은 지역 주민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마음을 하나로 모아 서로 화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박성서 종로 1·2·3·4가동장은 “이번 기부행사에 참여하는 사업체가 더욱 확산했으면 좋겠다”며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큰 희망이 됐으면 좋겠고, 이웃돕기의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점심때가 가까워지자 손님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부분 손님은 기부운동 취지에 공감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6년째 단골이라는 류덕곤(62) 씨는 “날씨도 추운데 기부 행사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업소 주인의 온정이 불우이웃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3년째 단골인 김모(46) 씨는 “오늘 기부운동을 한다고 해서 들어왔다”며 “제가 낸 음식 값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는 말을 들으니까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님 대다수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성금을 내지는 못하지만 음식도 먹고 기부도 할 수 있다는 말에 기분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종로구 관계자는 “기부에 재미를 더한 이번 운동으로 기부는 더욱 쉬워지고 기부문화는 구석구석 확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종로구는 이 밖에도 추운 날씨에 꽁꽁 언 지역주민의 마음을 녹이는 사랑의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구 새마을부녀회가 김치 3000포기를 홀몸노인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 450여 가구에 나눠줬다.

현대건설은 쌀 10㎏ 150포, 농협중앙회 종로지점이 쌀 20㎏ 300포, 상호저축은행 중앙회에서 쌀 10㎏ 250포 등을 어려운 이웃에게 지원했다. 이화동 주민센터는 신호원 등 음식점 4곳의 지원을 받아 장애우와 노인 등 160여 명에게 참치회와 오리바비큐 등을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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