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불교청년회 정우식 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국민의 정신적 풍요·행복한 삶 돕는 역할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우식 대한불교청년회 회장은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진 만해 한용운 큰스님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는다. 스님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품어야 할 종교적인 신념뿐 아니라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 그리고 진정한 애국심을 배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우식(사진) 회장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불자로서 작금의 종교계의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이 사회보다는 종교 안에 희망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고 한다. 누가 그 씨앗을 찾아 어떻게 뿌리느냐가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와 희망 그리고 행복을 국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1세기를 들어서도 세계 곳곳에는 여전히 갈등과 빈곤 등 여러 가지 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내부를 보더라도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양극화가 심해지므로 국민들 간에 화합은 멀어지고 소외를 받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정 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종교계가 국민에게 다가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뭇 중생들을 ‘안심입명(삶과 죽음을 초월해 편안한 마음을 얻음)’하게 하는 것이 종교 본연의 자리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시민들을 안심하게 하고 편안과 행복의 자리로 가게 해주는 것이 종교의 일이라고 한다. 그는 “현재 종교계는 본연의 역할에서 이탈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 주식회사’ 외형 버리고 낮은 자세로
정 회장은 한국종교계를 한마디로 ‘종교 주식회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의 종교가 거대화, 물신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종교인들은 외형을 따르기보다는 실제로 어렵고 고통받고 낮은 자리에 임하여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면서 그들에게 자비의 손길을, 사랑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가를 겸허하게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면서 세속화되어 가는 종교계에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종교는 소유보다는 무소유를, 육체와 물질에 있어서는 청빈의 삶을 살면서 정신적으로는 국민들에게 풍요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그러나 이 같은 종교인들의 삶과 역할이 정반대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종교 현장을 보더라도 ‘돈’ 중심으로 흘러가는 기현상을 주위에서 너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며 “성직자들이 진리를 쫓기보다는 돈이나 물질을 따라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종교계의 현장은 아직까지는 낮은 자세로 종교 본연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형화된 교회나 사찰 등을 운영하는 상층부와 현장의 소리를 내는 이들과의 대화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소통의 부재라는 것이다.

◆종교 내부에서부터 ‘소통’ 통하여 ‘상생의 길’ 열자
정 회장은 “각 자가 선 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또한 옆자리에 정진하고 있는 맑고 향기로운 에너지를 항상 받아 안으면서 자기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종교계 내부에서부터 상생의 소리가 울려 퍼져야 한다는 전제로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참신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들이 상층부까지 제대로 소통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상생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출가자와 재가자의 소통, 사제와 평신도 그리고 목사와 교인들의 소통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종교 간의 상생도, 사회와의 상생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는 종교 간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웃종교와의 원만한 대화와 소통이 선행될 때 상생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이웃종교와의 꾸준한 대화가 오갔다면 최근 논란이 되었던 ‘봉은사 땅밟기’ 등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종교계가 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먼저는 사회 깊숙이 들어가 진리를 실천하고 종교 본연의 역할을 실행하면서 여기에 소통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머지않아 ‘상생의 길’은 열릴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 회장은 끝으로 “21세기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다문화 다종교사회를 준비해야 한다. 이 같은 환경에서 평화와 공존을 바란다면 ‘대화와 소통’을 삶의 기본 정신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 정신이야말로 밝은 미래를 여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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