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2018년 7월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2018.7.3

北 미사일, 고도 낮고 비행중 막판에 목표 타격

軍 “이전과 달라 탄종·제원·비행특성 등 분석중”

北 열병식 때 보인 전략군 운용 탄도미사일인듯

평택까지 사정권…새 미사일방어체계 수립 불가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이 최근 평안북도 구성에서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우리 군은 사실상 ‘탄도미사일’로 결론 내렸다. 문제는 북한이 고급 유도기술무기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 군의 현재 미사일 요격 시스템으로는 이를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지난 9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사진을 확대한 결과 일련번호가 발견됐는데 여기에 ‘ㅈ’이라는 글자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을 뜻하는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미 외교안보전문지 ‘더 디플로멋’ 앤킷 판다 선임에디터는 북한이 공개한 발사체 사진을 확대한 결과 일련번호를 확인했고 이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일련번호가 ‘ㅈ107120893’이라고 표시돼 있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더 디플로멋(The Diplomat)' 앤킷 판다(Ankit Panda)는 자신의 트위터(@nktpnd)에 북한의 최근 발사체 사진을 분석해 일련번호를 공개하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출처: 트위터 @nktpnd) 2019.5.13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더 디플로멋(The Diplomat)' 앤킷 판다(Ankit Panda)는 자신의 트위터(@nktpnd)에 북한의 최근 발사체 사진을 분석해 일련번호를 공개하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출처: 트위터 @nktpnd) 2019.5.13

지난해 2월 북한군 건군 70년 열병식에서 북한 전략군 부대가 지나가는 모습이 나온 바 있다. 이때 전략군은 탄도미사일을 열병식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 군은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탄도미사일’로 사실상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전시켰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군은 분석했다. 지난해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KN-02’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은데, 고도가 40~50㎞로 낮으면서도 사거리는 기존 200㎞에서 400㎞대로 늘어났다.

지난 4일 오전 9시경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와 방사포 등 발사체를 동쪽 방향으로 10~20발 발사했으며 발사체는 동해상까지 약 70~200㎞까지 비행했다. 고도는 약 20~60㎞였다. 이후 지난 9일 오후 4시경 북한은 또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 1발과 2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으며 사거리는 각각 270㎞, 420㎞였고 고도는 약 50㎞였다. 이는 서울을 넘어 평택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지만 이를 요격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발사 위치에 따라서 일본까지도 사정권 안에 들 수도 있다.

또한 군은 이번 미사일 궤적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기존의 탄도미사일과 다르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는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같이 낙하 마지막 단계에서 목표물을 찾아가는 고급 유도기술이 적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군은 분석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탄종이나 제원이나 비행특성 등 이게 처음 나온 부분”이라면서 “국방백서에 포함된 무기(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이번 미사일이) 유사한 부분이 있다는 우리군의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 대변인은 “보다 다양한 측면에서의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고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러한 첨단 유도무기 기술을 확보했다면 현재 우리 군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으로는 명중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미사일 방어체계 수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의 이번 도발과 관련해 외교적 이유로 ‘미사일’을 ‘발사체’로 축소하고 은폐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최 대변인은 “(외교적 판단이 아닌) 군사적인 판단”이라며 “한미 정보당국이 보다 정밀한 분석을 위해 분석 중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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