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작년 5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신뢰 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과의 대화 여지를 남겨뒀다. 이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방편으로 ‘대북 식량 지원’을 거론한 문재인 대통령의 숨통이 틔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그것들은 단거리이고 나는 전혀 신뢰 위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젠가는 그렇게(신뢰 위반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고심하고 있었던 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부담을 덜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일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이후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7일 밤 35분간의 전화 통화를 통해 대북 대화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때 문 대통령은 대북 식량 지원을 한 방편으로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공감했다. 이 상황에서 북한은 9일 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대북 식량 지원이라는 수가 적절치 않았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한반도에 다시 긴장 무드가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한 대북 재신뢰 메시지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대북 식량 지원 등을 통해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관심도 한반도로 쏠려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등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 70개국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북한에 미사일 발사 등 도발 중단과 함께 비핵화를 위한 미국과의 대화 지속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 성명에서 회원국들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개발하는 핵과 탄도미사일로 국제사회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위협이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회원국들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북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를 재개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며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북한이 지속하기를 희망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프랑스 대표가 낭독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도발을 피하고 미국과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지속하기를 촉구한다”며 “북한이 말을 행동으로 옮겨 모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과 관련 프로그램들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하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손길이 끊길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엔 산하기관인 세계식량계획(WFP)은 “우리가 북한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인도주의와 정치를 계속 분리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청와대는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는 매개체로 대북 식량 지원의 당위성을 대내외적으로 더욱 강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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