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흠이 없는 권리보호와 사법절차청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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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기본권 보장을 위한 기본권으로서 재판청구권은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기본권의 최대한 보장을 목표로 하는 법치국가를 실현시키는 중요한 기본권이다. 헌법은 제27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헌법에서 법관에 의한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재판제도와 달리 영미법제에서는 재판에서 배심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배심제도는 주로 형사재판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보면 사건에 대한 기소여부를 결정하는 대배심제도로부터 재판에서 심리를 위한 소배심제도로 발전했다. 형사재판에서 배심원이 유무죄를 결정하고 재판부는 배심원의 결정에 따라 판결을 하는 배심제도는 영국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이 주로 채용하고 있는 사법제도이다. 미국은 민사재판에서도 배심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영미와 달리 대륙법계의 대표적인 국가인 독일은 중요한 형사재판에서는 참심제를 운영하고 있다. 참심제란 일반 국민이 참심원으로 법관과 함께 재판에서 합의부를 구성하여 판결에 참여하는 제도이다. 국민이 법관과 함께 재판에 참여함으로써 합의체를 구성하고 일체가 돼 법률의 해석과 적용을 하는 일종의 협업재판이다. 배심제와 달리 참심제는 전문 법관과 함께 판결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전문 법관의 의견을 무시하기 어려워 독자적으로 견해를 내세우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렇게 상당수의 국가가 형사재판에서 국민을 참여시키고 있다. 이는 입법부나 행정부와 달리 사법부는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한 공무원이 재판을 담당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항상 민주적 정당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물론 사법부의 조직과 구성에 관한 입법은 국민의 대표기관이며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는 국회가 하고 있어서 헌법과 법률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정당성을 부여받고 있다.

사법부 구성원 중의 일부라도 선거제도를 활용하여 선출하게 된다면 민주적 정당성을 직접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선거제도는 선거운동이 정치적이기 때문에 잘못하면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재판이 정치화될 가능성도 있어서 선거를 통한 사법부의 구성은 문제가 있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헌법과 법률을 통해 법관의 자격을 부여받은 자로 하여금 재판을 하게 함으로써 정치적 중립과 부편부당하게 재판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의 사법참여에 대한 논의는 사법의 민주화를 추진하는 사법개혁과 함께 논의가 시작됐지만, 우리나라는 국가의 최고규범인 헌법에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서만 재판을 받도록 돼 있기 때문에 법관이외의 자가 재판을 결정하는데 참여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그렇지만 국민이 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면서 영미의 배심제를 모방하여 재판의 결정에는 직접 참여하지 못하지만, 재판절차에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절충적인 제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제정된 법률이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로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률에 따라 국민은 형사재판에서 배심원으로 참여해 재판청구권이 어떻게 보장되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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