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형사피고인의 무죄추정원칙
[인권칼럼] 형사피고인의 무죄추정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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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헌법에는 형사피의자와 형사피고인을 보호하는 여러 조항이 있다. 형사피의자는 범죄혐의로 수사기관에 의하여 수사대상이 된 자로서 수사개시 이후 공소제기 전의 자를 말하고, 형사피고인은 검사에 의하여 공소가 제기되어 확정판결 전에 있는 자를 말한다. 형사피의자나 형사피고인은 재판을 받고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돼야 한다. 헌법은 제27조 제4항에서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라고 하여 무죄추정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서는 무죄추정원칙의 대상을 형사피고인으로 하고 있지만, 형사사건에서 수사단계부터 재판이 종결될 때까지 수사의 대상이 된 형사피의자나 기소가 되어 재판의 대상이 된 형사피고인이나 국가가 범죄를 확인하고 유죄를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양자 모두 무죄추정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헌법이 무죄추정권을 형사피고인에게 주고 있지만, 공판절차에 선행하는 수사절차의 단계에 있는 형사피의자에게도 당연히 무죄추정권이 인정된다고 한다.

법치국가는 형벌권을 국가에게 위임하고 있으며 형사법에서는 죄형법정주의가 적용되기 때문에 형사절차에서 국가는 유죄입증의 책임을 진다. 그렇기 때문에 형사절차에서 피의자나 피고인은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원칙적으로 무죄로 취급받아야 하며, 형사절차 과정에서 받는 불이익은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여기서 유죄판결은 실형뿐만 아니라 선고유예와 집행유예 및 형의 면제 등 일체의 판결을 포함한다.

무죄추정원칙이 재판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 재판청구권 조항에 있지만, 형사절차의 전 과정에서 적용되는 것은 범죄의 혐의를 받고 수사절차의 단계에 있는 피의자를 유죄확정판결을 받은 범죄인과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즉 피의자를 구속하여 강제수사를 한다면, 구속한 사유가 형사소송법에 따라 분명하지 않는 한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구속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속의 사유가 정당하지 않는 한 피의자를 형벌에 앞서서 자유형과 그 효과가 동일한 조치를 하는 것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피의자나 피고인은 형사절차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책임을 지지 않는다. 형사절차에서 유죄의 입증은 국가에 있기 때문에, 범죄에 대한 확증이 없으면 법관은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라는 원칙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한다. 국가가 유죄를 입증하지 못하면 피고인에게 유죄판결을 내릴 수 없다. 또한, 수사절차의 단계에서도 피의자에 대하여 혐의를 확인하여 입증하지 못하면 검사가 무리해서 공소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치국가에서 구속하여 신체의 자유를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유죄의 확정을 받은 자에 대해서만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피의자나 피고인을 구속하는 것은 임시적이긴 하지만 그들의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유가 정당하지 않으면 신체의 자유뿐만 아니라 무죄추정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사기관이나 재판기관은 원칙적으로 불구속수사나 불구속재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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