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0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10

 

野 “자진사퇴 의사 없나”

“남편만 책임?… 납득 안 돼”

與도 ‘주식 투자’에는 부정적

‘직접 거래 안 했다’ 부각 시도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과도한 주식 보유 논란에 대해 “배우자에게 투자에 대한 모든 사항을 맡겼다”며 “투자에 관여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주식 투자에) 불법적인 요소는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 부부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전 재산 42억 6000만원 중 35억 4887만원으로 83%에 이른다. 이중 이 후보자 명의로 된 주식은 약 6억 6000만원이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 후보자의 주식 거래 항목을 나열하며 “현직 법관이 근무시간에 이렇게 많은 거래를 한 것을 보면 판사는 부업이고 재판은 뒷전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2013~2018년 법관으로 재직한 이 후보자는 376회에 걸쳐 67개 종목으로 주식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주식보유 논란을 책임지고 사퇴할 의사가 없냐’는 한국당 이은재 의원의 질의에는 “합리적인 의혹 제기라면 사퇴를 깊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차라리 남편과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처럼 주식 전문회사로 돈을 많이 벌어 사회에 공헌하는 게 더 낫지 왜 헌법재한관이 되려 하냐”며 “남편이 후보자 명의를 활용해 주식투자를 했다면 순전히 남편 책임이 되냐. 국민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과도한 주식 보유 논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지만 ‘거래를 직접 하지 않은 점’을 부각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저도 검사를 했지만 검사와 판사는 주식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며 “헌법재판관이 고도의 윤리성을 필요로 한다고 볼 때 판·검사는 주식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저도 공직자로서 그동안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려고 많이 노력을 했는데 이번 기회에 제가 국민의 눈높이,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그런 지적을 받고 많이 반성을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은 “주식을 매수한 것에 이 후보자가 관여했나. 판사실 컴퓨터에서 주식 거래가 되느냐”고 재차 질의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관여하지 않았다. (판사실 컴퓨터로 주식거래를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남편이 이 후보자의 명의를 사용해 주식 거래를 했다면 생길 수 있는 책임에 대해서 남편 본인의 책임이지 (이 후보자는) 거래에 관해서는 관여한 게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주식을 투자한 기업과 관련된 소송 재판을 맡았고 판결 이후 추가 매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이 소송이 이테크 건설과 관련된 소송이냐’는 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질의에 “전혀 아니다”라며 “소송 당사자가 아니다. 소송대상자는 이테크 건설이 피보험자로 된 보험계약상의 보험회사”라고 답했다.

또 “그 보험회사는 재판에서 패소를 했다”며 “굳이 따지자면 이테크 건설에 불리한 판결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에게 답변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야당 의원으로부터 “짜고 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이번 청문회가 주식거래 청문회 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한다”며 “후보자가 답변 내용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이건 후보자 청문회지 남편 청문회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관련된 얘기는 남편이 관여했기 때문에 저는 모른다고 얘기해야지 남편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게 이렇게 됩니다라고 하면 그 자체가 또 불씨가 됩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은 “제가 들어보면 특별히 문제가 되는 답변을 하거나 뭔가 숨기는 것 같지는 않은데 답변이 분명하지 않으면 느낌상 자신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며 “그래서 위원들이나 국민들이 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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