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만해 한용운 선사의 유택 심우장에서 열린 '만해 한용운 선사 72주기 추모제'에서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이 추모법어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만해 한용운 선사의 유택 심우장에서 열린 '만해 한용운 선사 72주기 추모제'에서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이 추모법어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창건주·분원장, 법적 대응 나서
“이사회는 꼭두각시 노릇 그만”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은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에 대해 창건주와 분원장들이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선학원미래포럼 창건주·분원장협의회 소속 48명 스님은 11일 법진스님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이사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가처분 신청인에는 법인 현직이사인 현호스님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선학원 현직이사가 법진스님의 자격문제를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이 주장한 이사장 지위 부존재 이유는 ▲이사장이 앞서 사직서를 제출 ▲사직서를 반려한 이사회 결의의 무효성 ▲이사장 전제조건인 이사 지위의 부존재 등이다.

창건주 분원장 스님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법진스님은 2016년 12월 15일 선학원 이사회에 사직서를 제출해 더 이상 이사장 지위에 있지 않고, 2019년 1월 24일 이사회 결의로 사직서를 반려했다 하더라도 위임계약이 합의해지 되지 않은 것일 뿐 이사장 지위에 있지 않은 점은 변함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선학원 이사장은 종교단체의 지도자이므로 도덕성을 갖추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품위를 손상해서는 안 된다”며 “승려를 대표하는 자로서 성도덕에 어긋나는 파렴치한 행위를 할 시 전체 종교활동에 손상을 입혀 이사장으로서 직무를 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법진스님과 법진스님이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이사회 행태로 보아 현실적으로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법원이 개입해 이사장 직무를 정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전 선학원 이사 성열스님은 같은 날 ‘성추행범 꼭두각시 노릇 그만두라’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법진스님에게 “더 이상 역대 조사님들을 욕되게 하지 말고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사회에는 “남은 임기를 보장해준 11명의 이사 역시 죄인임을 자각하고 가처분에 동참해야 한다”며 “전국의 분원장들이 뜻을 모아 덕망과 지혜를 갖춘 새로운 이사장을 선출해 지금의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선학원과 일부 분원장을 중심으로 결성된 ‘선학원미래를생각하는분원장모임(선미모)’ 설명에 따르면 지난 2016년 8월 5일 금요일 저녁 이사장 법진스님은 업무가 끝난 시간에 선학원 사무처 여직원을 불러내 BMW 승용차에 태워 강원도 속초로 갔다. 속초에 도착하자 속복으로 갈아입고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피해 여직원에게 모텔 투숙을 요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또 다른 여직원을 같은 수법으로 성추행한 전력이 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법진스님은 혐의를 무마하고자 피해자에게 1500만원이라는 거액을 제사하며 합의를 종용했고, 이를 거부당하자 재판 과정 중 갖가지 방법으로 피해자를 위협했다는 것이 선미모의 설명이다.

이후 법진스님은 1심에 이어 성추행으로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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