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사장, 선학원 사태 정상화 요구
“그간 ‘짬짜미’로 의결된 규정 공개”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이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이사장직을 유지하자 법인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선학원 전 이사이자 현재 강남포교원 창건주인 성열스님은 8일 ‘선학원 이사회에 바란다’라는 제목의 기고글을 통해 선학원 사태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성열스님은 “법인구성원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키고도 법진스님이 뻔뻔스럽게도 이사장 자리에 버티고 있다”며 “명예로운 퇴진 운운하는 임원들의 몰지각한 처신이 법인구성원들 모두를 무지하고 염치없는 자들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금 재단이 처한 문제들은 전국의 창건주나 분원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내도 모자랄 판에 재단을 이끌어 가야 할 임원들이 엉뚱한 결의나 하고 있다”며 “근래에는 무엇이 그렇게 구렸던지 전국 창건주·분원장 회의조차 한 자리에 열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거센 비판을 가했다.
이어 “임원들이 하는 일을 비판하면 창건주의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식의 말도 되지 않는 결의를 했다”며 “임원들의 처사로 볼 때 소위 막가파식도 유분수지 어찌 그럴 수가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성열스님은 그동안 재단의 정관과 모든 규정이 ‘짬짜미’로 의결됐다며 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스님은 “그동안 전국 창건주·분원장 회의에서 합당하지 못한 처사가 있었다면 장차 그러한 결의를 한 임원들이 법적으로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열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단의 일방적인 억압이나 징계는 지양돼야 마땅하다”면서도 “구성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나 후원도 없이 종단으로부터 멸빈을 당한 것이 억울하고 분한 일이라고 떠드는 것은 반응이 없는 메아리가 된다”고 봤다. 이에 성열스님은 “그러니 전국의 창건주·분원장들을 하루속히 소집해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소상하게 밝히고 지지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선학원미래포럼 소속 창건주‧분원장 스님들은 법진스님과 이를 비호하는 선학원 이사회에 참회와 현 사태를 야기한 데 대한 참회를 요구하며 서울 안국동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을 찾아 법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차량을 피해 대열을 갖춘 뒤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이곳에서 법당 참배를 요청하고, 문 앞에서라도 예불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법진스님은 성추행으로 1심에 이어 2심 대법원에서도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이라는 확정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