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검정색 정장을 입고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됐다. 신년사 발표 장소도 이전과는 달리 책이 있는 서재와 같은 분위기에서 뒷편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 (출처: YTN 생방송 캡처) 2019.1.1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검정색 정장을 입고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됐다. 신년사 발표 장소도 이전과는 달리 책이 있는 서재와 같은 분위기에서 뒷편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 (출처: YTN 생방송 캡처) 2019.1.1

“북한의 양보 끝났다는 것… 백악관 반응 기다려야”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북미간 대화와 협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면서도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기존의 요구를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연합뉴스가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군연구소(CNA) 소속 켄 가우스 박사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김 위원장은 그의 인내심이 무한정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관여(engagement) 행보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설은 미국 쪽으로 공을 넘기기 위한 차원으로, 북한의 양보는 끝났다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지를 보기 위해선 백악관의 반응을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협상 전개와 관련해서는 “비핵화는 주고받기(give and take)의 상호 과정 속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요약하면 김 위원장이 (화해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으나 아주 날카로운 가시도 함께 내민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은 외교적 교착의 책임을 다른 이들에게 돌리고 (협상에) 무거운 조건을 부과하며 ‘새길’을 찾을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고 해석했다.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작년 말 외교가 교착에 빠진 이후 협상에 열려있는 것처럼 보이는 연설을 한 것은 정상 간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기회로 비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정말 원하는 건 핵 역량을 이전하거나 추가 생산하지 않는, 책임감 있는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사실상 인정받으면서 긴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의 신년사는 그의 기존 입장에 대한 실망스러운 반복이었다”며 “핵 리스트 신고를 포함한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개 의향과 제재 완화 추진, 남북관계 진전을 통한 한미 간 균열을 시도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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