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北 김정은 신년사… 한반도정세 향방 결정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의 내년 정책 방향에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새해 첫날 신년사 발표는 한해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북미 관계 등 한반도 정세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심이 쏠린다.

특히 내년은 북미 양측은 비핵화 협상을 놓고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로 예상되고 있어서 김 위원장의 관련 메시지는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제재완화’ 메시지 주목

북한의 신년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비핵화’와 ‘제재완화’에 대한 메시지다. 북한이 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급하지는 않아도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할 의향을 내비칠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올해에 대한 평가가 들어가고 내년에 대한 전망이나 과제를 제시할 것”이라며 “올해 북한의 주동적 조치로 한반도의 긍정적인 흐름이나 북미 관계의 새로운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북한은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제재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고, 남한에 대해서는 우리민족끼리 원칙을 강조하며 외세에 의존하지 말고 남북 관계 개선을 주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핵무력 완성을 강조하며 국제사회를 긴장케 만들었지만, 내년 신년사에서는 적대적 모습이 아닌 긍정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정성장 본부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북한은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견지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책상에 핵 단추가 있다고 위협했다”면서 “이러한 발언은 내년 신년사에서 다시 나올 리가 없다.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서 올해는 북미 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 미국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발전 위한 제재완화 강조

내년은 북한의 ‘국가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4년차에 접어드는 시기다. 이에 북한은 내부로는 북한 주민들에게 경제건설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만 의존할 수 없고 대외경제활동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제재완화가 절실하다.

정성장 본부장은 “제재완화가 되지 않고서는 남북 철도 연결 공사도 어렵고 김정은 위원장이 공을 들여서 만들고 있는 관광시설이 빛을 보기 어렵다”며 “북한은 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제재완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북한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서 내년이 4년차이기 때문에 빨리 경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서 자력갱생도 중요하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남북 관계, 북중 관계 등 대외 관계 속에서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재완화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 북한이 어떤 입장을 보여줄지 그리고 이것을 통해서 북미 관계가 어떻게 재조정될지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의 윤곽도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