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선거제 개혁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지 4일째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선거제 개혁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지 4일째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선거제 개혁 공감, 당론 수렴해야”… “선거제에 국민 뜻 반영해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을 주장하며 단식 농성 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방문해 단식 해제를 요청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촉구하며 7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손 대표와 이 대표를 만나 단식 농성 해제를 요청했으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시각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제에 대해선 당내에서 논의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개인적 의견도 있지만, 선거제도는 대한민국 정치발전의 그림 속에서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당내에 의원총회를 열어서 의견을 취합해서 당론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제가 적극적인 논의를 하기 시작한다는 약속을 드리는 것으로 좀 (단식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이에 손학규 대표는 “그것 갖고는 안 된다. 한국당이 촛불 민심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이 보수를 표방했지만, 보수와 개혁의 새로운 길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어 “바른미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한다고 해서 몇석이나 더 얻겠는가. 실제로 더 얻을지 못 얻을지 모르는 것”이라며 “다만 내가 민주주의를 위해 일생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으로서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는 “우리 국회가 한국당, 더불어민주당 이렇게 지역적으로 나눠져 있고, 국민들의 투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다 망해가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30명 중에 ‘아니다’라고 하는 사람이 왜 없겠나. 많이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누구 하나 거기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다. 국회가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선거제를 갖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지역구도를 깨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우리 정치가 퇴행적으로 가는 것 중 하나가 지역구도”라며 “이걸 타파할 수 있는 선거제 개혁에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권역별 비례제나 석폐율 비례제도를 주장했었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또 다른 문제이고, 특히 권력 구조하고도 관련이 있다”며 “이 부분을 어떻게 현명하게 담을 것이냐. 당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와 함께 단식 중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 역시 연동형 비례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사실 선거제 개혁 논의는 정치권에서 오랫동안 돼 왔고, 제가 19대 국회 때도 농성하면서 그 당시 상당히 이야기가 됐다”며 “없던 이야기를 갑자기 하는 것이 아니다. 내용이 충분히 무르익어 있고, 논의를 빨리 하면 12월 안에는 거대 양당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보수와 진보 개혁의 이념적 문제라면 접점을 찾기 어려울텐데 선거제 문제는 그런 게 아니다”라며 “국회가 국민을 합리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연동형 비례제는 각당이 실력만큼 평가받고 의석 수를 배정받자는 것이기 때문에, 전향적으로 국회 안에 거의 다수 정당이 연동형 비례제를 골자로 해서 선거제를 바꾸자고 의견 일치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제는 논의돼 왔지만, 그 안에 다양한 형태가 있고, 권력구조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뚝딱해서 나올 문제는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며 “연동형 비례제에 여러 의미가 있는데, 지역구도 타파 등 선거 제도에 대해 당내 의견을 모아보고 논의하는 것이 농성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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