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세상] 다문화가정=편견, 다문화라는 이름부터 바꿔라
[컬처세상] 다문화가정=편견, 다문화라는 이름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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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국내에서 다문화가정이라는 타이틀은 한국인 남자와 동남아 여자가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사는 세대를 의미하고 있다. 한국도 미국이나 호주처럼 다문화가정이나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꾸준히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시작된 국제결혼이 계속 이어지면서 한국 사회 역시 다문화 사회로 이미 접어들었다.

많은 한국인들은 다문화가정이라는 단어와 이미지를 떠올리면 “애틋하다, 불쌍하다,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학교에서도 반 친구들로부터 적지 않은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인천 중학생 집단 폭행 사건으로 추락사한 피해 학생이 다문화가정의 자녀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별과 따돌림에 노출돼있는 아이들의 집중적인 케어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 아이들은 다문화가정 아이의 엄마가 동남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해당 친구를 무시하고 말투가 조금 서투르고 피부색깔이 다르다고 놀린다. 최근 10년 사이 다문화가정이 증가하고 해당 자녀들이 초등학교, 중학교에 재학하는 학생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피해사례는 속출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엄마들뿐 아니라 상처받은 아이들은 쉽게 그 아픈 기억을 잊기 힘들다. 주변에 사연을 털어놓기도 쉽지 않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학교에 나가기 싫으며 현실을 외면할 수도 있다. 다문화사회라는 단어는 Multicultural society로 연계되며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소통하고 공동체로 구성돼 함께 살아가는 의미로 묘사된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다문화사회, 다문화가정은 이상적인 단어가 아니라 한국남성+동남아여성이 결합한 가족으로 그 의미가 축소돼 차별, 무시, 불공평 등으로 정의되고 있다.

현재 동남아 여성뿐 아니라 K-Pop, K-드라마, 한국문화, 한국음식에 푹 빠진 젊은 외국인 여성들이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남자들과 결혼한 후 가정을 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문화사회는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으며, 이제 정부에서도 사회에서도 대한민국의 다문화사회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정책적으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지속적으로 외국인 한국거주, 다양한 문화들이 한국에 상륙할 것이며, 낯선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다문화 수용성 교육이 중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에서의 다문화가정이라는 키워드는 아이들이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다문화가정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주위의 시선부터 달라지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를 낯설게 보는 한국인의 시각과 개념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있으며, 매스미디어를 통한 문화 보급의 부족 때문인지 여전히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이 지속하고, 이들의 자녀들 역시 학교생활에 힘들어하고 있다. 한국인의 편협된 의식을 개선하고 다문화사회를 위한 복지와 교육시스템 혜택, 인식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다문화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다문화가정을 위한 프로그램 등 그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문화가정’이라는 단어부터 삭제하고 영주권자, 시민권자 등 미국, 호주, 캐나다처럼 법적으로 동등한 시민으로 대우하고 대한민국에서 삶을 누릴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는 빠르게 변화하는 멀티 세상 속에서 우리는 모두 동등하다라는 인식 변화를 위한 세상만들기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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