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소설가

조조의 악행에 실망을 한 진궁은 그를 죽이려다가 그만두고 홀연히 고향으로 떠나버렸다. 잠에서 깨어난 조조는 진궁이 떠난 것을 알고 아버지가 피해 있는 진류 땅으로 갔다. 그는 그곳의 재산가 위홍의 지원을 받아 황제의 조칙을 만들어 의병을 모집하자 젊은이들이 구름처럼 모여 들었다. 하후돈과 하후연도 조조를 찾아왔다.

하후돈, 하후연은 조조와 성이 다르지만 본시 형제벌이 된다. 조조의 아버지 조숭은 원래 하후 씨의 후손으로 조씨네로 양자를 갔으나 양가 집안은 동족인 것이다.

며칠 뒤에 조인, 조홍도 제각기 천여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찾아왔다. 조인과 조홍은 모두 다 활을 잘 쏘고 말을 잘 달려서 무예에 정통했다.

조조는 마을 앞에 크게 군마를 조련시키고 위홍은 사재를 크게 털어 군기와 갑옷과 기치 창검을 장만하니 사방에서 양식을 보내는 이가 이루 다 기록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조조의 의병은 군사가 날쌔고 양식이 풍족하니 천하의 호걸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즈음 발해에 있던 원소는 조조가 의병을 일으켰다는 말을 듣자 휘하의 군사 3만명을 거느리고 발해를 떠나서 조조와 함께 회맹하기 위해 낙양으로 향했다.

원소가 3만 대병을 거느리고 발해를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조조는 크게 기뻐했다. 즉시 격문을 지어 천하 제후한테 띄웠다.

- 조조 등은 삼가 대의를 받들어 천하에 포고한다. 동탁은 천지를 기망하고 멸국 시군해 궁금을 더럽혀 어지럽게 하고 생령을 잔해해 반역하고 불인한 죄악이 하늘과 땅에 가득하다. 이제 천자의 밀조를 받들어 크게 의로운 군사를 일으켜 천하를 소탕하여 모든 흉적들을 무찌르려 하니 바라건대 의로운 군사를 일으켜 함께 공분을 씻어 왕실을 붙들어 지탱케 하고 여민을 건져 구하게 하라. 격문이 이르는 날 속히 봉행함이 옳으리라. -

조조의 격문이 팔방으로 띄워지니 각 진의 제후들은 일시에 의병을 일으켜서 격문에 응했다.

제1진은 후장군 남양태수 원술이요, 제2진은 기주자사 원복이요, 제3진은 예주자사 한복이요, 제4진 연주자사 유대, 제5진 하내군 태수 왕광, 제6진 진류태수 장막, 제7진 동군태수 교모, 제8진 산양태수 원유, 제9진 제북상 포신, 제10진 북해태수 공융, 제11진 광릉태수 장초, 제12진 서주자사 도겸, 제13진 서량태수 마등, 제14진 북평태수 공손찬, 제15진 상당태수 장양, 제16진 오정후 장사태수 손견, 제17진 기향후 발해태수 원소였다.

열일곱 길로 쏟아져 올라오는 근왕병(勤王兵)들은 각기 1만, 2만, 3만명의 군사를 거느린 대군사들이었다. 나라를 구한다는 대의명분을 세우고 호호탕탕 낙양을 향하고 치달렸다.

모든 근왕병들이 한결같이 낙양으로 짓쳐 나오는 중에 북평태수 공손찬은 정병 1만 5천명을 거느리고 평원현을 지날 때 멀리 바라보니 뽕나무가 푸르게 무성한 곳에 누런 깃발이 펄럭이면서 말 탄 관원 서너명이 달려오는 것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친한 친구 유현덕이었다. 공손찬은 반가움을 이길 수가 없었다.

“현제, 유현덕이 아닌가? 어찌하여 이곳에 있는가?”

공손찬은 만면에 웃음을 띠고 마상에서 유현덕의 손을 굳게 잡았다. 현덕 역시 공손찬을 만나니 반가움을 이길 수 없었다.

“전에 낙양에서 형의 덕택으로 평원 현령이 돼서 아직까지 이곳에 원으로 있습니다. 형의 의기로운 군사가 이곳을 지난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문후 드리러 온 것입니다. 성안으로 잠깐 들어가 쉬어 가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현덕의 말을 좇아 잠깐 군사의 행진을 쉬게 한 후에 성안으로 들어가 동헌에 올랐다. 현덕의 옆에는 관우와 장비가 항상 시립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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