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7일, 한국시간 18일 새벽 2시께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1시간 동안 이뤄진 한반도 평화 기원 특별미사에 참석한 이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YTN 생중계 캡처)
현지시간 17일, 한국시간 18일 새벽 2시께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1시간 동안 이뤄진 한반도 평화 기원 특별미사에 참석한 이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YTN 생중계 캡처)

교황청 ‘한반도평화 위한 특별미사’ 직후 연설… 한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평화 염원 오늘의 기도, 남북한 국민과 평화염원 세계인에 큰 힘 될 것
韓 순교성인수 세계 4위… 교황 바오로 6세 “한국, 세계교회사 유일 말씀과 직접 만나”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미사에 참석한 후 특별연설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시간으로 18일 새벽 1시부터 1시간동안 문 대통령 내외는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집전으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한 후 약 10분간 특별연설을 갖고 이처럼 밝혔다.

한국 대통령의 교황청 미사 참석은 처음이며, 미사 직후 연설 또한 처음 있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되고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며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독교와 유럽 문명이 꽃피운 인류애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한반도에 용기를 줬다. 유럽연합(EU)이 구현해온 포용과 연대의 정신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향한 여정에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다.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편의 말씀처럼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이며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9월 나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다”며 “남북 간의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했고,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 평화의 한반도를 전 세계에 천명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남북한은 약속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 비무장 지대에서 무기와 감시초소를 철수하고 있고 지뢰도 제거하고 있다. 무력충돌이 있었던 서해는 평화와 협력의 수역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앉았다”며 “교황 성하께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신 기도처럼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 촛불시민혁명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한국민은 2017년 초 추운 겨울에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촛불을 들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새로운 길을 밝혔다”며 “촛불혁명으로 시작된 평화의 길이 기적 같은 변화의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사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반세기 전 1968년 10월 6일, 이곳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한국 순교자 24위가 복자품에 올랐다. 한국말로 된 기도와 성가가 대성당에 최초로 울려 퍼졌다. 500여명의 한국 신자들은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며 “한국은 지금 103위의 순교성인을 배출한 국가로서 한국의 순교성인 수는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에 이어 세계 4위”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 바오로 6세가 그날 강론에서 ‘한국교회의 훌륭한 표양을 본받으라’ 말씀하셨다. 한국은 선교사들에 의하지 않고 세계 교회사에서 유일하게 하느님 말씀과 직접 만나 교회가 시작됐다고 하셨다”며 “한국 가톨릭교회에 부여된 큰 영광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가톨릭교회는 낮은 곳으로 임해 예수님의 삶을 사회적 소명으로 실천했다”며 “식민지와 분단, 전쟁과 독재의 어둠 속에서 인간의 존엄과 정의, 평화와 사랑의 길을 비추는 등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사제들과 평신도들은 사회적 약자와 핍박받는 사람들의 곁을 지켰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때로는 거리에 서기도 했다. 나 자신도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나는 그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기원 특별미사를 직접 집전한 국무원장과 교황청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