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41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설조스님이 30일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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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개혁을 위해 총무원장 퇴진을 외치며 단식에 돌입한 설조스님이 단식 41일째인 오늘(30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설조스님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우정공원에 마련된 단식농성장에서 검진을 받고 오후 3시 30분 구급차에 실려 서울 중랑구 면목동 녹색병원으로 후송됐다. 설조스님은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주위의 설득으로 병원에 옮겨졌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41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설조스님이 30일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0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41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설조스님이 30일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0

불교계 언론에 따르면 주치의 이보라 녹색병원 내과 전문의는 “설조스님의 체중이 15% 이상 줄었으며 혈압이 떨어지고 부정맥 빈도가 높아졌다”며 “더 단식을 유지하면 생명이 매우 위험한 상태로 판단돼 스님에게 단식중단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설조스님은 의지를 꺾지 않았다. 이에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김영국 상임대표)와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스님,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등이 단식 중단 권유했고, 이보라 전문의가 단식을 중단하지 않으면 생명 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고 권하면서 병원 이송을 허락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41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설조스님이 30일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0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41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설조스님이 30일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0

설조스님은 단식장을 떠나기에 앞서 대변인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 스님은 “그동안 큰스님들이 침묵하고 최고지도자들이 감당해야 할 역할을 내버려뒀다”며 “최고위 스님들이 사기협잡집단의 수괴가 아니라 청정 승가의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량한 다수 스님이 일어나 종단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단식을 하면서 재가불자들이 교단을 바로 세우자고 외쳤던 것이 가장 보람됐으며, 앞으로도 청정 승가 건설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설조스님은 대통령과 국민에게 “그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며 불교가 혼란을 겪어 안타깝고 염려스럽다”면서 “불교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주관적 입장에서 바라봐달라”고 부탁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41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설조스님이 30일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0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41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설조스님이 30일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0

설조스님은 지난달 20일부터 곡기를 끊고 단식 정진에 들었다. 당시 스님은 “조계종이 개혁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일성을 발했다. 은처자, 개인재산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사퇴와 종단 개혁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앞서 지난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 설정스님은 “종도들의 뜻을 반영해 조만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단식장으로 발길을 옮긴 설정스님은 설조스님에게 “마음을 비웠다. 스님 건강이 걱정된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설정스님이 사실상 퇴진 순서를 밟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종단의 주요 현안을 논하는 교구본사주지협의회가 30일 열린다. 이날 총무원장 거취 여부를 두고 사부대중의 뜻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퇴진 여부가 결정된다면 종단 내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절차 등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41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설조스님이 30일 오후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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