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무술년 새해를 맞아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 시무식’을 진행한 가운데 설정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 그리고 포교원장 지홍스님이 축하 떡 절단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무술년 새해를 맞아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 시무식’을 진행한 가운데 설정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 그리고 포교원장 지홍스님이 축하 떡 절단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

신도회의 대표자들, 즉각 퇴진 요구
“연대 서명으로 형사고발 감행할 것”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 불광사가 창건주 권한을 놓고 내홍을 겪는 가운데 불광사 전 회주(모임을 이끌어 가는 승려) 지홍스님이 창건주 권한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홍스님은 지난 3일 입장문에서 “불광의 미래를 위해 창건주의 소임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이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불광을 구하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스님은 창건주 권한에 대해 “회주 직을 내려놓고, 문도회를 떠나면서 불광의 화합과 안정을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불광의 모습은 법은 사라지고 근거 없는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홍스님은 “광덕스님의 전법 정신을 계승해 정법으로 불광의 미래를 지키겠다”면서 “험난한 가시발길이 되겠지만,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불광을 살리는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불광사‧불광법회 각 신도회의 대표자들은 4일 성명서를 내고 지홍스님에게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홍스님에게 “창건주 권한을 완전히 내려놓고 퇴진하지 않는다면 모든 불자의 연대 서명으로 형사고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불광사 보시금 수입·지출에 대한 외부 회계감사를 요구하고, 필요하면 세무당국의 세무감사 요청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지홍스님의 추가적 비리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홍스님은 여종무원과 부적절한 메시지 및 유치원 부당수급 의혹이 일자 지난달 4일 불광사 회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어 스님은 지난달 13일 불광사를 담당하는 광덕문도회에서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광덕문도회는 이날 범어사 교수사 지오스님을 새로운 회주이자 창건주로 추대했다.

불광사가 소속된 대각회는 오는 10일 오후 2시 목동 법안정사에서 불광사의 창건주 권한을 논의할 회의를 열고, 기타사항으로 불광사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대각회 이사회를 앞두고 교계 일각에서는 지홍스님이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전한 것으로 봤다.

지홍스님이 회주직을 내려놓은데 이어 광덕 문도회를 떠나겠다고 선언했지만, 창건주 권한을 넘긴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힘에 따라,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스님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은 불교 오계(五戒, 불자가 지켜야 할 5가지 계율) 중 하나인 불사음을 어긴 것으로 바라이죄에 해당한다. 바라이죄는 불가 승단(종단)에서 떠나야 하는 무거운 죄다. 비구이든 비구니이든 이 계율을 어기면 승복을 벗고 산사에서 쫓겨난다. 파계승이 돼 더는 산사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