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명승일 기자] 탈만민교회 신도들 모임인 ‘깨우자만민사람들(깨만사)’ 회원들이 법정 앞에서 이재록 목사 규탄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4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탈만민교회 신도들 모임인 ‘깨우자만민사람들(깨만사)’ 회원들이 법정 앞에서 이재록 목사 규탄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4 

이 목사 공판준비기일 불출석
탈퇴자모임 깨만사, 규탄 시위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여신도들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 중인 이재록(75)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 측이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문성)는 4일 이재록 목사의 상습준강간 등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 목사는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공식 재판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이 목사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피해자를 상습적으로 추행한 사실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가 ‘강제추행 등 행위 자체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냐’고 묻자, 변호인은 “그렇다. 행위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부터 2015년까지 교회 여성신도 7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이전 피해자들은 공소시효가 만료돼 기소 내용에 포함되지 못했다.

검찰조사에 따르면 이 목사는 지난 2012년 ‘기도처’로 불린 서울 한 아파트로 여신도들을 불러 가슴을 만지거나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20대 여신도가 불편해 하는 기색을 보이자 “내가 누군지 모르냐.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며 추행하고, 다른 여신도에게는 “하나님이 너를 선택했다. 천국에 가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피해자에겐 “나랑 이렇게(성관계)할 때는 천사도 눈을 돌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민중앙교회는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대형교회로, 신도 수 13만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오는 9일 오전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향후 증인신문 등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한편 같은 시간 법정 앞에서 이 목사 반대측 신도들이 ‘만민의 성도님들 그곳에는 구원이 없습니다’ ‘피땀 어린 헌금으로 성폭행이 웬 말이냐’ ‘양심선언’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탈만민교회 신도들 모임인 ‘깨우자만민사람들(깨만사)’ 원진영 회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만민교회 내 다수의 신도들은 이재록 목사가 성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실 조차도 모르고 있다. 교회 측은 이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며 “이 목사의 만행을 만민교회 신도들에게 알리기 위해 정식 집회를 열고 시위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탈퇴자들을 사고로 죽었거나, 암에 걸려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신도들을 속이고 있다”며 “신도들이 이 목사의 진실을 깨달아 만민교회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활동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