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재가 대표단 파견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MBC PD수첩이 조계종 적폐 등을 심층취재하자 이에 대한 대응격으로 조계종이 ‘종단현안긴급간담회’를 소집한 가운데, 간담회 참석을 거부당한 시민연대가 이를 비판하고자 열렸다. ⓒ천지일보 2018.4.24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재가 대표단 파견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MBC PD수첩이 조계종 적폐 등을 심층취재하자 이에 대한 대응격으로 조계종이 ‘종단현안긴급간담회’를 소집한 가운데, 간담회 참석을 거부당한 시민연대가 이를 비판하고자 열렸다. ⓒ천지일보 2018.4.24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즉각 사퇴 촉구
“메시지 내용, 성적 혐오·불안감 심어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상임대표 김영국)가 조계종 불광사 창건주이자 포교원장 지홍스님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 직장 내 성희롱 금지 의무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내기로 했다.

시민연대는 9일 ‘지홍스님은 포교원장 직위에서 즉각 사퇴하라’는 성명을 통해 지홍스님이 여직원에게 보낸 문자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판단해 성평등실천단의 내부 논의를 거쳐 노동부에 진정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지홍스님은 지난 3월 16일 오후 21시 12분경 불광사 여직원에게 ‘내 생각도 안 하고 자나?’ ‘언제나 나만 생각해야 해 딴 생각하면 죽음이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시민연대는 “지홍스님이 근무시간 외인 한밤중에 보낸 메시지는 해당 사찰의 종무원에게는 극히 성적 혐오감과 불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민연대는 “현재 지홍스님은 조계종 포교원장이자 불광사의 창건주로서 여전히 실질 사업주의 위치에 있다”며 “따라서 피해 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노동부의 조속한 조사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홍스님은 불광사 창건주 권한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지홍스님은 종무원과 부적절한 메시지 의혹뿐 아니라 유치원 임금 부정 수급 의혹으로 6월 4일 서울 불광사 회주(모임을 이끌어 가는 승려)직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창건주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불자들의 공분을 샀다. 불광사·불광법회 신도들은 지홍스님을 횡령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형사고발했다.

불광사·불광법회 명등(불자모임 대표자)은 불광법회 명등 51명 명의로 고발장을 작성해 6일 오후 서울동부지검에 제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지홍스님은 불광사 회주로 재직하면서 불광사가 운영하는 불광유치원 이사장 상근자로 올려 매월 325~360만원의 급여를 차명계좌로 3년 넘게 총 1억 3069만 5400원을 횡령하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반면 백용구 불광사 전 종무실장은 같은 날 즉각 언론사에 기고문을 배포해 지홍스님과 관련된 의혹들을 전면 반박했다.

백 종무실장은 “유치원 급여는 보시에 따른 정당한 급여며 비자금 조성이나 개인적 축재는 없었다”면서 “사실을 호도하며 스님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즉각 멈추라”고 촉구했다.

한편 불광사가 소속된 대각회는 오는 10일 이사회를 통해 불광사 창건주 관련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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