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로쑈핑 내부전경. 제품들이 무더기 섬처럼 쌓여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삐에로쑈핑 내부전경. 제품들이 무더기 섬처럼 쌓여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년여간 공들인 생활잡화점 ‘삐에로쑈핑(삐쑈)’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마트는 공식 오픈을 하루 앞둔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 베일에 싸였던 삐에로쑈핑을 공개했다.

◆찾으면 대박 ‘급소가격’… 3단계 가격정책 차별화

유진철 삐에로쑈핑 담당BM은 간담회에서 “삐에로쑈핑은 ‘펀&크레이지(FUN&CRAZY)’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라며 “일본 돈키호테를 직접 조사해보니 가격적으로 메리트 있는 상품이 몇개 안됐지만 삐에로쇼핑에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가진 제품이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탕진잼, B급감성, 혼돈, 득템 등의 수식어로 표현되는 삐쑈의 외관은 일본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를 그대로 닮았다. 차이는 상품구성과 가격이다. 탕진잼은 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를 일컫는 말, 비교적 수입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가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말한다. 주 타겟층이 2030 젊은 세대인 만큼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집중했다.

이에 따라 ▲급소가격 ▲갑오브값 ▲광대가격 등 특화된 3가지 가격정책을 선보였다. 급소가격은 가장 가격경쟁력을 강조한 제품으로 땡처리나 부도상품, 재고상품,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 등 가격을 확실히 낮춘 제품들에 사용한다. 갑오브값은 카테고리 내 인기 있거나 특화된 상품들에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광대가격은 삐에로쑈핑 단독상품이나 PL상품에 붙일 예정이다. 향후 이마트는 광대상품이라는 브랜드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삐에로쑈핑은 차별화된 ▲급소가격 ▲갑오브값 ▲광대가격 3가지 가격정책을 편다. 급소가격 제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삐에로쑈핑은 차별화된 ▲급소가격 ▲갑오브값 ▲광대가격 3가지 가격정책을 편다. 급소가격 제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대형마트 1/4 공간에 상품 4만개 섬처럼 쌓여있어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 걸쳐 자리 잡은 삐쑈의 면적은 지하1층 893㎡(270평) 지하2층 1620㎡(490평)로 총 2513㎡(760평)다. 면적은 대형마트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상품수는 4만점 이상으로 거의 대형마트와 비등한 수준이다.

하지만 매장의 모습은 대형마트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라는 기존 유통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역발상의 관점에서 매장을 꾸렸다. 미로 같은 공간에 상품을 복잡하게 배치해 소비자에게 탐험의 욕구가 일어나도록 했다. 편의 대신 보물찾기하듯 매장 구석구석을 경험하며 득템의 재미를 주기 위함이다.

삐에로쑈핑 내부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삐에로쑈핑 내부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좁은 매장에 4만여가지 상품을 진열하기 위해 삐에로쑈핑은 메인 동선을 1.8m, 곤도라 간 동선을 0.9m로 촘촘하게 진열 매대를 배치했다. 보통 대형마트가 1만㎡(3000여평)에 5만~8만가지 상품을 판매하며 주동선 4m, 곤도라간 동선을 2.5m로 가져가는 것에 비하면 상품이 얼마나 빽빽하게 진열되어있는지 알 수 있다.

만물상 잡화점이란 이름에 걸맞게 신선식품부터 가전제품, 천냥코너, 명품코너, 주류코너 등 상품구성도 다양하다. 특히 기존 대형 유통업체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성인용품, 코스프레용 가발과 복장은 물론 파이프 담배, 흡연 액세서리 등 다양한 흡연용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화장품 코너의 경우 안경점 외에는 구매가 어려웠던 서클렌즈를 판매한다. 또 20~30대가 특히 관심이 많은 네일케어, 마스크시트 등을 강화했다. ‘철물점·전파상’ 모습으로 꾸며진 조명·공구코너도 준비했다.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없던 낱개 위주의 공구와 조명이 주요 품목이다.

삐에로쑈핑 내부 서클렌즈 코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삐에로쑈핑 내부 서클렌즈 코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삐에로쑈핑 내부 명품 코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삐에로쑈핑 내부 명품 코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명품도 들여왔다. 병행수입을 통해 프라다, 발렌티노, 펜디, 보테가베네타 등 다양한 명품 피혁잡화를 정상가 대비 최대 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국 기념품 코너도 마련해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인 김, 라면, 과자, 홍삼 등은 물론 해외에서도 유명한 K뷰티, 밥솥, 아이돌 기념품 등을 한데 모아 판매한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포토 교통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기계도 마련해 뒀다. 매장 내 고객센터와 키오스크를 통해서 TEX REFUND도 받을 수 있다.

삐에로쑈핑 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코너. 라면, 김 등 한국상품 등과 기념품들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삐에로쑈핑 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코너. 라면, 김 등 한국상품 등과 기념품들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제품은 다양하지만 대형마트와 상품 중복을 대폭 줄인 것도 돈키호테와의 차별점이다. 유 담당BM은 “돈키호테의 경우 모회사의 유통점과 상품 구성이 60% 이상 겹치고 뷰티케어는 80-90%가 중복된다”며 “하지만 삐쑈는 신선식품이나 가공식품에서는 50%가량 겹치지만 비식품은 70~80% 완전히 다른 상품으로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건강식품이나 건강케어 제품들을 파는 드러그스토어나 다이소 등과 상품구성이 겹쳐 접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상품중복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품 구매처는 다양화했다. 동대문에서 패션상품을 바잉 하는 등 이마트와 거래하지 않는 일반 대리점이나 재래시장, 온라인몰을 가리지 않고 품질과 가격만 뒷받침된다면 어디서든 구매해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삐에로쑈핑 내부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삐에로쑈핑 내부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트렌드·지역성 반영해 제품 수시로 바꾼다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젊은 세대에 맞추기 위해 상품 구성도 주기적으로 교체한다. 유 담당BM은 “상품별 매출 상황과 지역 특징 등을 고려해 점장에게 상품 선정, 매입, 진열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며 “일본 돈키호테의 성공 비결도 현장을 잘 아는 점장에게 권한을 부여해 주는 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장 진입에 대한 강력한 권한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갑질 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본사에서 지속적인 교육과 점검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BM은 “삐에로 쑈핑이 벤치마킹한 일본의 돈키호테의 경우 작년 기준 370여개 매장에 연간 8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이마트는 올해 총 3개의 삐에로 쑈핑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이마트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매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가 개발해 삐에로쑈핑에 적용한 4가지 자체캐릭터. 삐에로쇼핑은 이를 이용해 매장에 스토리를 입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이마트가 개발해 삐에로쑈핑에 적용한 4가지 자체캐릭터. 삐에로쇼핑은 이를 이용해 매장에 스토리를 입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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