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인 8일, 코엑스몰 내에 있는 삐에로쑈핑에 들어가기 위해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제공: 이마트)
지난 일요일인 8일, 코엑스몰 내에 있는 삐에로쑈핑에 들어가기 위해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제공: 이마트)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년여간 공들여 완성한 펀쇼핑의 대명사 ‘삐에로쑈핑’이 개점 11일 만에 누적 방문객(자체 추산) 10만명(총 11만명)을 돌파했다.

‘사진 촬영, 절대 환영’이라는 매장 콘셉트에 걸맞게 8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도 관련 게시물이 2만 5천여건을 돌파하는 등 온라인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개점 후 열흘이 지난 8일에도 오후 1시부터 매장 입구에 입장 줄이 서기 시작해 50m까지 이어졌다. 개점 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 30일에는 입장 줄이 150m까지 늘어서 고객 안전을 위해 입장 제한 시간을 둘 정도였다.

주렁주렁 정신없이 매달린 상품들, 곳곳에 나붙은 ‘키치(Kitsch)’적 유머코드의 문구들과 ‘혼돈의 탕진잼 블랙홀’이라는 이 매장 콘셉트가 10~30대 감성코드와 맞았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특히 잘 정돈된 매장에서 직원들에게 상품을 추천받기보다 복잡하게 매장을 구성해 직접 보물찾기하듯 상품을 찾아보고 놀듯이 자유분방하게 만지고 써볼 수 있는 '언택트(Untact, 비접촉)' 쇼핑을 선호하는 10대~20대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문화적 '엄숙주의'를 벗겨나가는 최근의 사회상을 반영하듯 ‘쉬쉬’하며 판매했던 성인용품을 양지로 끌어내고 흡연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해 지하철 객실 콘셉트의 흡연실을 도입하는 등 파격적 시도들이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가 지난 열흘간 매장을 방문해 신세계포인트카드를 사용한 고객 데이터와 매출 등을 분석한 결과 20대와 30대 고객 비중이 각각 17.3%와 36.8%로 절반 이상(54.1%)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20대 고객이 많은 삐에로쑈핑 특성상 전체 구매 고객의 30%가량이 신세계포인트카드 회원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마트(32.2%) 대비 21.9%p 높다.

MD별 매출 구성비를 보면 식품이 27.1%, 화장품/리빙/애완이 29.9%, 가전/토이/베이비가 21.5%, 패션이 21.5%를 차지하며 장르별로 고른 판매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이마트가 식품(54.3%)에 절반 이상 편중되고 나머지를 화장품/리빙/애완이 17.8%, 가전/토이/베이비가 14.4%, 패션이 13.5% 순서로 3등분하고 있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곳곳에 포진된 ‘킬러 아이템’이 전체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시선을 끄는 매장 입구 '아일랜드' 공간에서 3~7일 동안만 짧게 치고 빠지는 ‘스폿(Spot) 판매’가 대표적이다. 100원~200원짜리 과자(초콜릿, 초코바 등)의 경우 열흘간 3만 3천개가 팔려 나갔으며 7000원짜리 ‘팬콧(Pancoat. 브랜드명)’ 티셔츠는 평일에 2700여장, 주말에 3200여장의 판매고를 기록했을 정도다. 또한 '도라에몽' 낮잠쿠션(1900원), 3만원대 나이키 운동화, 1000원짜리 라면(5입) 역시 하루 평균 500개 이상이 팔렸다.

관심을 끌었던 성인용품도 의외의 결과를 내고 있다. 자체 추산 결과 ‘여-여’ 고객 비중이 60%가량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남-녀’ 비중은 30%가량, 쏠로남과 ‘남-남’ 비중은 10%가량을 이루고 있다. 명품 역시 185만원짜리 프라다 가방이 실제 판매되는 등 누적 매출 7천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유진철 이마트 삐에로쑈핑 BM은 “국내 첫 선보인 만물상 잡화점 삐에로쑈핑이 출범 초기 성공 안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하반기 중 동대문 두타에 개점하는 2호점 역시 필수 방문 코스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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