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로마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로마 교황청 법원이 아동 포르노 연루 혐의로 구속된 전 미국 주재 교황청 외교관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교황청 법원은 미국 워싱턴의 교황청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카를로 알베르토 카펠라 몬시뇰(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 성직자)에 대해 유죄를 확정 짓고 이러한 형벌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9월 카펠라 신부가 아동 포르노에 연루된 점을 인지한 뒤 자체 조사를 위해 교황청에 그의 외교관 면책 특권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교황청은 이를 거부하며 그를 소환했다. 교황청은 지난 4월 체포해 교황청 헌병대 내 감방에 구금했다.

아동 포르노 연루 혐의를 받은 카펠라 신부의 휴대전화 데이터에선 그가 퍼트린 음란 사진과 동영상, 일본 만화 등 포르노물 수십 건이 발견됐다. 그는 교황청의 작은 감옥에서 형을 살아야 하며 5000유로(약 648만원)에 달하는 벌금도 물어야 한다.

ABC방송은 카펠라 신부가 범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성직자로서의 사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소한 잘못에 대에 관용을 베풀어줄 것을 법정에 호소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지난 2016년 말 전 세계 주교들에게 서한을 보내, 사제들이 저지른 아동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교황은 편지에서 “사제들에게 성적으로 학대당한 아동들의 고통과 교회 구성원 일부의 죄악을 인정한다”며 “이는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황의 최측근 인사인 교황청 서열 3위 재무원 장관 조지 펠 추기경도 지난 5월 성범죄 혐의로 호주 재판에 정식 회부됐다. 펠 추기경은 1970년대 발러렛 교구 신부로 재직 당시 한 수영장에서 다수를 성폭행했다는 혐의와 1990년대 멜버른 대교구 대주교직 수행 당시 성 패트릭 대성당에서 한 사람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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