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여성스타트업을 위한 축제인 ‘여성창업경진대회’가 7월에 열린다.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여성은 물론 일·가정 양립 또는 경력단절의 어려움 속에서 창업한 여성들의 뛰어난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을 선정해 시상과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역경을 딛고 무도회에 나가서 왕자를 만나는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어려운 여건에서 창업하는 여성에게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선정업체는 총 4천만원의 상금과 3억원의 투자, 1억원의 융자금 등 4억원 이상 자금조달이 가능해지며 1년간 보육공간무료입주의 혜택과 홈쇼핑방송의 기회도 주어진다. 이러한 창업촉진의 배경에는 여성기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생각보다 많은 여성기업(사업자)이 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139만개로 전체기업의 38.7%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경영안정과 성장은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여성의 특성을 감안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여성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여성일자리와도 크게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고용증대를 위해 기존일자리를 유지하거나 늘이는 것과 더불어 창업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4월 신설법인 수는 8926개로 작년 같은 달보다 13.1% 증가했다.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여성창업도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지난해 창업 중 여성의 창업비율(2018.4)은 24.4%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여성경제활동비율이 58.4%인 점을 감안하면 창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경제활동비율자체도 OECD 35개국 중 31위라는 점도 여성창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여성기업은 다수가 경쟁이 치열한 음식·숙박업이나 도소매업에 종사해 생존율이 낮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여성창업은 여성의 특성을 감안한 아이템을 중심으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여성기업의 여성고용률이 70%에 이르러 전체기업의 여성고용률 42%보다 30%포인트 가까이 높다는 점도 여성기업 지원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는 여성창업가와 여성기업인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지원정책에 반영해 여성기업지원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종전보다 다양하고 파격적인 지원내용을 담고 있었다. 

앞으로 3년간 여성기업 전용 900억원의 벤처펀드조성과 여성특별보증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여성기업 판로촉진을 위해 공공기관이 물품이나 서비스, 공사발주를 하는 경우 5%의 비율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했는데 이 금액은 지난해 7.3조원에서 금년에 8.5조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이외에도 여성기업 제품의 홈쇼핑방송도 지원하며 매년 100억원 규모의 여성전용 R&D지원사업도 시행한다. 이외에도 여성기업에 대한 차별적 불공정거래 피해를 근절하고자 여성경제단체에 불공정거래신고센터를 설치한다. 또한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평가위원에 여성이 30% 이상 포함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촉진책의 마련은 중소벤처기업부의 홍종학 장관이 여성기업과 간담회를 갖고 여성의 섬세함과 풍부한 감성, 유연함, 창의적 사고를 강점으로 한 여성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며 실무진에도 파격적인 지원책을 주문한 결과다. 

이미 공무원사회나 학교에서 여성비율은 남성비율을 웃돌 정도로 높아졌다. 이에 못지않게 창업이나 기업경영의 분야에서도 여성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의 경제활동증가는 궁극적으로 사회가 가진 인적자원의 활용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저출산문제의 해결에도 유효하다. 최근에는 4차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각광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분야에서도 여성의 창업이 활발하다. 남성경제활동비율의 증가는 한계에 직면한 만큼 이제 여성에게 고용과 부가가치의 창출에 큰 역할을 하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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