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경영] 정시 출퇴근? 이제 탄력근무의 시대
[공감경영] 정시 출퇴근? 이제 탄력근무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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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기원전 3500년경 이집트의 오벨리스크는 태양신앙의 상징인 기념비였으나 사람들은 원시적인 시계로 활용했다. 그러나 그림자를 통한 시간의 가늠은 해가 없거나 어두워지면 불가능했다. 이후 시계는 발전을 거듭해 물시계에서 모래시계, 양초시계를 거쳐 기계식과 전자식에 이르렀다. 하루를 불과 몇 개의 어렴풋한 시간대로 나누던 시계는 이제 100분의 1초도 쉽게 측정해내는 초정밀 시간관리의 시대를 만들었다. 

개개인에게 시계에 의한 시간개념이 확립된 것은 100여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개인마다 시계를 갖게 된 것도 채 50년이 되지 않는다. 시계의 보급은 사람의 일과 시간을 보다 정밀하게 관리하면서 확대됐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대량고용은 포드시스템이나 테일러의 작업관리를 계기로 동일한 장소와 시간대에 작업자가 모여 집중생산을 하도록 만들었다. 작업자의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는 행위가 시작됐다. 모든 작업자가 동일한 근로행태를 공유하게 되어 작업생산성과 인력관리, 비용절감 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기계가 돌아가는 시간만큼 제품생산은 늘었고 매출도 증가했다. 사람은 기계작동시간만큼 일을 하게 되고 급여와 수당을 받게 됐다. 즉 작업자의 투입시간과 임금이 비례하는 근무시스템이 됐다. 이는 사람이 기계에 예속된다는 비난을 자초했고, 늘어나는 작업시간만큼 수당은 더해지지만 비금전적 영역의 개인생활은 척박해지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란 용어가 화두다. 특히 주52시간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기업이나 근로자에게는 어떻게 시간을 운용하고 어떻게 그에 따른 성과나 보상을 연계할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이제는 ‘몇 시에 출근해서 몇 시에 퇴근한다’는 개념을 획일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이미 공공기관의 88.9%가 출퇴근시간을 유연하게 한 ‘시차출퇴근’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5일 근무, 하루 8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근무시간을 선택하는 유형도 보편화되고 있으며, 주40시간을 유지하되 근무일이나 근무시간을 집중하는 집약근무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 정부기관이나 기업에서도 심사·평가나 프로젝트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인력에게 근무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재량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동일한 조직 내에서도 업무의 성격이나 근무조건 등이 상이해 복합적인 근무형태를 띠게 됨에 따라 종전처럼 획일화된 정시출근·정시퇴근만으로는 작업효율성이나 개인의 삶의 질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최저임금제나 주52시간 근무제는 근무시간의 다양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국민생활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게 됐다.

특히 높은 업무강도, 퇴근 이후의 업무요구, 잦은 야근 등으로 개인적인 삶이 유보되던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에서는 워라밸이 직장이나 직업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됐음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중소기업도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워라밸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2017년 7월 ‘일·가정 양립과 업무생산성향상을 위한 근무혁신안을 제시했는데 정시 퇴근, 퇴근 후 업무연락 자제, 업무집중도 향상, 생산적 회의, 명확한 업무지시, 유연한 근무, 효율적 보고, 건전한 회식문화, 연가사용 활성화, 관리자솔선수범 등 10가지가 그 내용이다.  

이러한 내용의 실행은 회사마다 조직문화나 근로여건이 다르겠지만 궁극적으로 변화하는 경영 및 근로환경을 고려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공지능이나 인터넷 등 첨단기술이 노동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드론 등이 인간노동을 대체하는 환경에서 탄력적 근로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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