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인신구속과 영장제도
[인권칼럼] 인신구속과 영장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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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최근 경찰은 드루킹 카페 회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지만, 근거가 부족하다고 기각됐다. 이 문제로 인해 다시금 검찰과 경찰 간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채용비리를 수사하는 강원랜드 수사단이 검찰총장이 국회의원 영장청구를 막고 수사에 개입한다고 반발하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신을 구속하려면 영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영장제도는 인신구속에 있어서 보호 장치로 작동한다.

현행 헌법은 제12조 제3항에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헌법 제16조 제2문에도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의 최고규범인 헌법에는 인신을 체포하거나 구속할 때, 또는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영장을 제시하도록 해 국가공권력이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함부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외국 헌법과 달리 체포와 구속을 구분해 영장을 청구하고 발부하도록 하고 있다. 영장제도가 신체의 자유를 합헌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에서 오·남용으로 인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럼에도 영장제도는 항상 오·남용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영장제도로 인한 논란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한 인권침해문제도 수시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헌법은 영장제도와 관련해 청구권자까지 명문화함으로써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영장제도가 관심을 더욱 받게 된 것에는 헌법 개정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또한 검찰개혁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형사절차에 독점적 권한을 행사하는 검찰에 대한 비판으로 나오는 것이 검사의 영장청구권 문제이다. 멕시코헌법을 제외하고 명문으로 검사의 영장청구를 헌법에 규정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 찾아보기 힘들다. 범죄혐의자를 체포하거나 구속·수사하려면 영장이 발부돼야 하는데, 영장청구는 오직 검사만 할 수 있기 때문에 헌법상 영장청구권의 삭제가 검찰개혁문제에서 거론되고 있다.

검사에게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데, 이에 더해 영장청구권까지 행사한다는 것은 권력기관으로서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오·남용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 헌법규정에서 삭제를 주장하는 측의 견해이다. 그런데 1962년 개정헌법에 검사의 영장청구권이 들어간 것은 사법경찰에 의한 영장청구가 너무 남발됨으로써 인권침해문제가 야기됐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영장청구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영장제도는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이다. 그래서 영장청구 단계에서 법관의 영장발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영장실질심사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또한 영장에 의해 구속됐다고 해도 구속적부심제도를 운영해 영장제도가 오·남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영장제도의 오·남용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더 좋은 방법은 불구속 수사와 불구속 재판이다. 영장제도의 오·남용을 막고 신체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려면 불구속의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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