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영남권(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6
6.13지방선거 영남권(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6 

4년 전 보수 완승 장담 못해
최순실 사태 후 민심이반 커
민주, 영남 교두보 공략 총력
역대 선거보다 더 치열할 듯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7일로 6.13지방선거가 3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수 정당의 명운을 건 ‘낙동강 전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산과 대구, 울산, 경북, 경남을 아우르는 영남권은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현재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은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는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신 당인 한국당에 등을 돌린 표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반면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진보 정당의 불모지였던 영남 지역에 ‘파란 깃발’을 꽂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와 마주했다. 정권교체 이후 유례없이 높은 당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는 민주당은 지난해 정권교체의 여세를 몰아 영남에서도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한국당도 민주당의 영남권 상륙 작전에 맞서 보수 진영의 마지막 본진 사수에 사활을 걸면서 영남권 선거는 역대 어느 때보다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낙동강 최후 보루’ 경남지사 선거

영남 혈투의 중심엔 경남지사 선거가 자리 잡고 있다. 경남 지역은 한국당이 ‘낙동강 전선 최후의 보루’로 여길 만큼 전략적 요충지로 통한다. ‘텃밭’ 영남을 사수하기 위한 한국당의 ‘배수진’인 동시에 민주당이 영남으로 진군할 수 있는 교두보인 셈이다. 

민주당의 경남 공략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후보가 맡고 있다. 그에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후보 출마 직전에 터진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이른바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드루킹 사건에 대한 연루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야권의 비난이 빗발치는 중에서도 후보 출마 강행으로 정면돌파했다. 향후 경찰의 계속되는 사건 수사가 김경수 후보의 지지율과 선거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당의 ‘영남 지킴이’로는 김태호 후보가 선택됐다. 김태호 후보는 경남지사를 역임한 ‘터줏대감’이자, 지금까지 6번의 선거에서 모두 이긴 ‘선거의 달인’으로 불린다. 그는 경남 김해시을에서 18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 후보자에 지명되기도 했다. 정치적 경륜과 행정 경험 면에선 다른 후보를 앞선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나이에 비해 ‘올드보이’ 이미지를 가졌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두 사람의 대결이 6년 만의 ‘리턴매치’란 점도 눈길을 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 김해시을 선거구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김태호 후보는 52.1%의 득표율로 김경수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김경수 후보 역시 정치적 중량과 지역 기반을 다져온 만큼 이번 선거의 승부는 예단하기 이르다. 

바른미래당에선 김유근 후보가 뛰고 있다. 그는 경남도청의 마산해양신도시 이전과 밀양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김유근 후보는 세 후보 중에 가장 약세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득표 상황에 따라선 1, 2위 순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주목된다. 

◆오거돈과 서병수의 ‘리턴매치’ 승자는

그동안 보수 정당이 단 한 차례도 내주지 않았던 부산시장 선거는 초박빙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우선 지역 민심의 변화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분석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5월 치러진 대선 결과 문 대통령은 부산에서 38.7%를 득표했다. 한국당 홍준표 당시 후보는 32%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박근혜 후보가 59.8%, 문 후보가 39.9%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요동치는 민심과 함께 지켜봐야 할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현직인 서병수 부산시장과 민주당 오거돈 후보의 재대결이다. 서 시장은 4년 전 부산시장 선거에서 오 후보를 불과 1.31% 포인트 차이로 꺾었다. 한국당 후보인 서 시장은 현역인 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보수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친박(친박근혜)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지만, 선거 막판에 ‘샤이 보수층’이 결집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오 후보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인 오 후보는 부산 내 인지도가 높은데다가 소속 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간발의 차이로 승리를 놓쳤다는 점에서 승리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바른미래당에선 2004년 17대 총선 부산진구에서 당선된 이성권 전 의원이 레이스를 벌이고 있고, 정의당에선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주미 후보가 출마한 상태다. 

◆보수의 철옹성 ‘울산시장’ 이번엔 깨지나

영남 지역에서 노동자층이 많은 울산 지역도 이변 가능성이 점쳐지는 곳이다.

그동안 울산시장 선거는 진보정당에게 넘지 못할 벽이었다. 이 지역의 노조 등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울산시장만큼은 언제나 보수 정당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 이후 민심이반이 빨라지면서, 이변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에선 한국당 소속 현직인 김기현 울산시장에 맞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양강 구도를 그리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낸 송 후보는 문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영남 지역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경력을 토대로 지역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김 시장은 4년간의 시정 결과와 인물론을 내세워 울산을 수성한다는 전략이다. 바른미래당에선 이영희, 민중당에선 김창현 후보가 뛰고 있다.

◆경북지사 ‘4파전’… 반란 꿈꾸는 민주

보수성향이 유권자가 많은 경북지사 선거에선 한국당의 우세가 예상된다. 경북은 한국당 소속 김관용 현직 지사가 내리 3선을 한 곳이다. 3선 연임 제한에 따라 한국당의 새로운 후보로 선출된 이철우 후보는 국가정보원과 국회의원, 당 최고위원 등의 경험과 경북에서 꾸준히 닦아온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승리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 오중기 후보는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으로 지금까지 경북 총선과 도지사 선거에 도전했다가 모두 낙마한 바 있다. 이번엔 청와대와 여당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반란을 꿈꾸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선 권오을 후보, 정의당에선 박창호 후보가 도전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 무난한 승리 노리는 한국당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선 한국당 권영진 현직 대구시장과 민주당 임대윤 후보가 격돌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선 김형기 후보가 나섰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만큼은 무난한 승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시장도 선거운동에 집중하기보다는 시정 업무에 몰두하고 있다. 본선 레이스 전까지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막판 변수는 임 후보와 김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이다. 그러나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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