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광주, 전남, 전북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0
6.13지방선거 광주, 전남, 전북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0

민주 호남 지지율 야당 압도
‘힘 있는 여권 후보’ 내세워
보수야당, 후보자 확정 못해
낮은 승리 가능성에 구인난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6.13지방선거가 불과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호남 지역의 ‘철옹성’이 더욱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호남권 광역단체장 선거는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의 불모지로 통한다. 반면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엔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작동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여당인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이 야당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치러진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도 든든한 ‘우군’으로 버티고 있다. 민주당에선 광주시장 후보에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전남지사 후보에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전북지사 후보에 송하진 현 지사를 내세웠다. 이들은 소속 당이 여당인 점을 십분 활용해 힘 있는 여권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자리, 사회간접자본, 농촌 경제 활성화 등 호남 지역 민심을 겨냥한 공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호남 지역에서 극심한 인물난을 겪고 있다.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광주와 전남, 전북 3곳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호남에서 민주당과 ‘적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평화당만이 최근 전남지사와 전북지사 후보를 발표했다. 진보 야당인 정의당과 민중당이 호남 일부 지역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긴 했지만, 당선권과는 거리가 멀다.  

보수 야당은 호남 지역에서의 낮은 승리 가능성 때문에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에서 보수 야당 후보로 나설 경우 민주당의 당 지지율이 견고한 상황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한 평화당과 야권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당선을 기대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후보가 본선에서 득표율 10~15%를 기록하지 못할 경우 선거비용을 아예 보전 받지 못하게 된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깔렸다. 최근 치러진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호남 지역에서 대부분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 1강 체제 굳힌 광주시장 선거

진보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에선 사실상 민주당의 1강 구도로 기울고 있다. 민주당은 7명의 예비후보가 참여한 당내 경선 끝에 이용섭 후보를 선수로 내보냈다. 

치열했던 민주당 경선과 달리 본선은 후보 구인난을 겪고 있는 야당 진영으로 인해 맥 빠진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평화당에서도 아직 후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이 거의 ‘몰표’ 수준인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와 승부를 벌일 만한 인물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평화당에선 김종배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5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5.18 사형수’로 불리는 등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평화당은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김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설 경우 ‘전두환 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경력 논란이 있는 이 후보와의 맞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광주로 주소 이전은 마쳤지만, 출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 야당인 정의당에선 나경채 후보, 민중당에선 윤민호 후보가 이 후보의 맞수를 자처하며 연일 정책 발표 등으로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만약 보수 야당과 평화당이 후보를 내지 못할 경우 광주시장 선거는 ‘3파전’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민주당 독주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김빠진 본선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박지원 변수’ 사라진 전남지사 선거

전남지사 선거에선 김영록 후보를 앞세운 민주당의 독주 체제에 맞서 평화당이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면서 양당 경쟁 구도 구축에 나섰다. 평화당은 지난 4일 전남지사 후보로 민영삼 건국대·한양대 특임교수를 확정했다. 평화당 최고위원인 민 후보는 서울시의회 의원, 새천년민주당 부대변인, 정동영 대선 후보 공보특보 등을 지냈다.

앞서 전남지사 선거판을 뒤흔들 변수로 거론되던 박지원 의원 출마는 무산됐다. 전남 목포를 지역구로 둔 박 의원은 전남 내 인지도가 높아 당내로부터 등판 요구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아내 병간호 문제와 교섭단체 유지 등의 문제를 이유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가장 큰 변수였던 박지원 등판 카드가 불발되면서 싱거운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전남 행정부지사 등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이 지역의 정당 지지세가 확고해 본선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중당에선 이성수 후보가 뛰고 있다. 친농민, 친노동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는 이 후보는 지난 2월부터 선거전에 뛰어들었으나, 미미한 정당 지지율로 세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수 야당인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은 후보를 한명도 정하지 못했다.

◆전북지사 ‘4파전’ 구도로

전북지사 선거는 민주당 송하진 현직 군수, 평화당 임정엽 전 완주군수, 정의당 권태홍, 민중당 이광석 후보가 겨루는 ‘4파전’ 구도로 만들어졌다.

현역프리미엄을 앞세운 송 지사는 정당 경쟁력과 후보 경쟁력을 앞세워 무난하게 재선 고지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평화당은 지난 3일 임정엽 전 완주군수를 전북지사 후보로 확정했다. 임 후보는 군산 현대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20만명 청와대 청원 운동을 고리로 표몰이에 나섰다. 그는 또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문제를 부각하며 ‘군산 패싱’ 등 전북홀대론으로 연결하고 있다. 임 후보는 한국GM이 창원 공장에 825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은 살리고 군산 현대조선소는 죽인 데 이어 또다시 전북을 ‘서자’ 취급한 것”이라며 “이런 상황인데도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보이지 않는데다 상처 입은 도민 자존심에 일언반구 위로도 없다”고 말해 송 지사를 견제했다. 

송 지사는 이 같은 공세를 ‘정쟁’으로 일축하고, 평화당에 대해 군산 위기 대응 예산이 반영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협조를 촉구하고 있다.

정의당에선 권태홍 후보, 민중당에선 이광석 후보가 뛰고 있다. 권 후보는 전북 지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침체 상황을 지적하면서 중소 상공인과 자영업자 분야 4대 과제, 12대 공약 발표로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 후보는 당선될 경우 노동 부지사와 노동 전담부서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거는 등 노동 표심 공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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