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측 시간을 서울 표준시로 통일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북한도 통신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남북 표준이 다른 것도 맞춰나가자”고 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경제협력과 ICT교류협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ICT교류협력은 남북 경제협력의 핵심이 될 수도 있고 다른 경제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ICT협력은 민족의 동질성 회복,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다음은 남과 북이 통신망 구축과 운영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상회담과 장관급회담, 적십자회담 등 모든 남북대화에는 통신망을 구성, 운영했다. 지난 2005년 서울-평양, 서울-개성 간 광통신망을 연결해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지원했다. 과거 KEDO경수로사업지원과 금강산 관광지원용 통신은 인텔셋 위성을 통해 통신망을 구성, 운영했다. 앞으로 광케이블은 물론 무궁화위성과 최첨단 5세대(5G) 이동통신을 이용해 북한지역에 통신망을 구성할 수 있다.

향후 통신 현대화에 참여도 예상된다. 남한이 60~70년대 경제성장기에 통신 고도화를 먼저 추진했듯이 북한도 경제성장을 가속화할 핵심전략으로 통신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급성장할 북한 통신시장에 한국 통신사들의 진출이 중요 과제이다. 북한의 이동통신도 3개사업자 경쟁체제이다. 1사업자는 이집트 오라스콤과 북한 체신성의 75대 25 비율의 합작회사 ‘고려링크’, 2사업자는 2012년 북한 당국이 국영 기업으로 출범시킨 ‘강성네트’이고 3사업자는 2015년 이동통신 사업자로 ‘별’이다. 강성네트는 전용단말기를 제작하고 3G WCDMA 이동통신 서비스를 한다. ‘별’은 평양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유선 인터넷 서비스를 한다. 남한은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등 세계 최고의 통신 선진국이다. 3세대(3G) 통신망을 운영하는 북한으로서는 우리 통신사업자의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한국 통신사들은 축적된 자금력과 우수한 기술력으로 북한 IT 인프라를 단기간에 구축할 수 있다.

북한의 우수한 ICT 특히 SW분야에 우수한 인력을 활용해 우리 ICT 기업의 북한 진출과 북한기업과 협력도 중요하다. 남북공동으로 ‘뽀로로’를 제작해 성공한 경험도 있다. 나진, 선봉 등 특정지역에 IT특화 전문단지도 만들 수도 있고 HW, SW나 보안 개발 분야에 남북공동으로 합작회사도 설립할 수 있다. 연변 등 국경지역을 통해 개발인력 아웃소싱은 남북 간 분위가 좋아지면 바로 추진할 수 있다. 또한 북한에 4차 산업혁명 관련 스마트시티 시범단지도 조성할 수 있고 원격의료 등 시범사업으로 낙후된 북한 지방 의료시설을 보완할 수 있다.

북한과의 교류협력과 우리 ICT기업의 북한 진출이 가능해지려면 북한 투자에 대한 합리적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오라스콤 경우처럼 사업에는 성공했지만 투자회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투자 유인이 사라질 것이다. 오라스콤은 2015년 기준 6억 5300만 달러의 현금이 북한에 묶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북관계에 갑작스런 경색국면이 올 경우 개성공단처럼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다. 국제기구나 외국기업과 합작으로 투자하는 것도 보호 장치의 한 방법이다.

또한 오랜 분단으로 서로 상이한 방송·통신의 용어와 통신·방송방식, 기술규격과 표준의 통일과 표준화도 추진해야 한다. 남북 방송통신 담당자 간 회의, 공동 연구, 국제 컨퍼런스 개최 등 인적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 방송분야에서도 남북 방송 콘텐츠 교차 구매, 남북공동의 스포츠 중계방송 제작 등 방송분야에서의 남북 교류도 필요하다. 개성공단 등에 남한 근로자 대상의 위성방송도 다시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공격중단도 5월에 있을 군사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루어야 한다. 최근 루크 맥나마라 파이어아이 아이사이트 수석분석가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대화 시도 등 국제 정세가 화해무드지만 북한 사이버 공격은 줄지 않는다고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