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자동차, 건설, 가전, 의료, 환경, 에너지 등 모든 분야가 컴퓨터 기술을 접목시키면서 기존의 사회 경제 질서나 삶의 방식이 송두리째 바뀌는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이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로 회의를 개최한 이래 전 세계적으로 정치·경제·사회·과학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이 산업혁명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시기에는 일자리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일자리 수에 대해서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새로운 직종 창출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전망, 자동화로 인해 줄어드는 일자리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병존하고 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대상국 15개 국가(근로자 수 약 18억 6000만명, 세계 전체의 약 65%)에서 2020년까지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돼 총 51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에 가트너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를 위협하는 대표 기술인 인공지능(AI)에 의해 앞으로 2020년이면 일자리 230만개가 창출되고 180만개가 소멸해 순고용이 증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가트너는 기존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이며 적응력이 높은 비즈니스로 새롭게 창출해 낼 수 있는 ‘정보기술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하는 일자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8일 ‘2016~2030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력수요전망’을 발표했다. 이 전망에 따르면 정보·통신 전문가, 공학 전문가, 과학기술 전문가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인력 취업자는 큰 폭으로 증가한다. 소득증가와 의료기술 발달로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직과 의료보조직도 늘어난다. 교육 전문가와 문화·예술·스포츠 관련 업종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증가하는 일자리가 92만개다.

반면 디지털 유통채널 확대와 판매서비스 자동화로 매장 판매직은 줄어든다. 자율주행차와 자동화 운송시스템 발달로 운전·운송 관련 직업의 취업자도 크게 감소한다. 스마트공장의 자동화는 단순노무직 감소로 이어진다. 이렇게 없어지는 일자리가 80만개이다. 따라서 2030년이 되면 4차 산업혁명 혁신으로 순증하는 직업이 12만개이다.

이런 전망은 4차 산업혁명에 주도적으로 대처했을 때이다. 즉, 4차 산업혁명을 포함한 국내외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제·산업 구조를 개편했을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경제성장률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2030년까지 연평균 2.9%,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연평균 2.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동부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주요과제로 기술혁신 지원 인프라 구축, 민간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개혁, 중소기업 연구개발 역량 강화, 벤처기업 지원 확대를 꼽았다. 인력수요 증가에 대비한 전문인력 양성과 플랫폼 종사자 같은 다양한 고용형태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확대도 필요하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에 혁신적으로 대응하면 고숙련 직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늘고 주도권을 놓칠 경우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인구고령화와 생산가능 인구 감소에 따른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산업·고용·직업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규제는 강하고 직업 구조는 경직돼 있다. 특단의 대책과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기성세대는 자신의 직업관을 자녀나 후배들에게 지도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직업세계는 이미 기성세대가 예측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므로 자신의 성공과 경험이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 노동자들도 개개인의 의지나 잘못과는 관계없이 직업의 안정성이 업어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오히려 앞으로 부상할 새로운 직업영역에 맞는 직업교육에 오히려 능동적으로 도전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자기발전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교육도 암기 중심의 기존 교육체계에서 벗어나 창의력, 종합적인 사고력 내지 융합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교과내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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