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출처: 뉴시스)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제네바 기본합의
부시, 강경 대응… 北, NPT탈퇴·합의파기
6자회담, 9.19성명 이끌었지만 와해 분위기
오바마, 북핵 동결 성사… 北 장거리 미사일 발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이 오는 5월 전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그동안 수없이 시도됐지만 실패했던 북·미 대화 역사가 주목된다.

9일 오전 9시경(한국시간) 미 백악관에서 방북 특별사절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약속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갈망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5월경으로 북한과의 만남을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그간 북·미 시도는 수없이 반복됐지만 북한의 합의 파기로 실패해 오면서, 이번 북·미 대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994년 10월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 양국은 어렵게 제네바 기본합의를 도출해냈다. 이를 통해 북한은 핵무기 원료 플루토늄 생산력을 갖춘 영변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경수로 2기 제공을 약속받고 완공 전까지 매년 중유를 제공 받았다.

1998년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이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한 이후 제네바 기본합의를 확대하려 했고,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의 방북도 있었다.

하지만 정권을 넘겨받은 부시 행정부는 제네바 기본합의를 지속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경수로 건설을 중단했다. 이에 북한은 200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쫓아내고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제네바 기본합의는 깨졌다.

이후 남·북한과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이 참여하는 북핵 6자회담이 이뤄졌고 2005년 북한이 ‘체제안전’을 조건으로 내건 비핵화 합의인 ‘9.19 공동성명’이 도출됐다.

하지만 수년간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지 당사국 간에 논쟁을 벌이면서 2009년 6자회담의 틀마저 와해됐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이미 북한은 핵 개발 프로그램에서 진전을 이뤘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경제에 압박을 가하는 소위 ‘전략적 인내’ 정책을 펼치면서도, 북측과 물밑 접촉은 계속했다. 2012년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핵 동결과 미사일 발사 유예를 대가로 영양식 24만톤을 제공하는 2.29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2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북한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미국은 대북 강경 기조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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