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출처: 뉴시스)

대다수 美 언론, 트럼프 공 인정

日, 핵 협상서 제외될 가능성 우려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받아들인 가운데 주요 외신은 놀라움을 표하는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9일(한국시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핵·미사일 시험 중단 약속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을 갈망한다”는 내용의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5월경으로 북한과 만남을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 합의 소식 이후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을 인정하는 기사를 실었다.

AP통신은 그동안 미국 현직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의 만남이 성사된 사례가 없음을 언급하며 “양국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래 공식적으로는 전시상태였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북한 지도자와 미국 현직 대통령의 첫 만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로 위협하고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한 김정은과 만나는 것은 깜짝 놀랄 만한 도박”이라고 표현했다.

NYT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은 다른 누구도 하지 못하는 것을 하겠다는 또 다른 서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른 어떤 현직 대통령들도 하지 않았던 것을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국제 문제에 대한 그의 대담함과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서로 욕설을 주고받은 지 1년 만에 만난다는 사실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함에도 정말 놀라운 돌파구”라며 “이 놀라운 발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초청한 것에서 시작한 외교 바람의 정점”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만남으로 북한 정권은 그간 갈망했던 국제무대에서의 인지도를 얻는데 가까워지고, 트럼프는 그간 불투명했던 역사적이고 외교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트럼프와 김정은의 대화가 미국에는 북한 핵 야망의 진전을 막을 최고의 기회일 수 있지만, 북한의 동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도 북미 정상회담 성사 내용을 속보로 다루며 ‘중대 변화’ ‘대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관영 신화망(新華網)은 ‘중대 변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5월 안에 만난다’는 기사를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특사단을 보낸 것에 회답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과 6일 대북 특사단을 북한에 보낸 바 있다”고 이번 발표의 배경도 소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이번 발표에 대해 ‘대사건’이라고 표현했고,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人民網)은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의 길이 멀고 험하지만, 대화는 사람들의 전쟁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환구시보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다. 북한과 미국이 손을 잡고 기습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언론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대서특필하며 관심을 보였으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도쿄신문은 북한의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인 타격이 심각하고 미국 군사공격에 대한 우려로 체제 유지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는 “미국이 (북한과) 정치적인 타협을 한다면 이미 핵무기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의 사정거리에 있는 한일 양국이 배제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도 “일본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협상이 일본을 제외한 채 진행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일본 패싱’을 우려하는 견해를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북미 정상회담에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BBC방송은 “북한이 아직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북한이 이번 회담의 대가로 바라는 게 뭔지도 불확실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