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에 있는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개최된다. (출처: 2018 평창 문화올림픽 홈페이지)
9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에 있는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이 개최된다. (출처: 2018 평창 문화올림픽 홈페이지)

92개국 최다 참가, 韓 종합4위 목표
17일간, 2925명, 15종목, 금 102개
2011년 삼수 만에 동계올림픽 유치
평창, 평화창성의 준말…이름값 한다

[천지일보=김빛이나, 손성환, 이민환 기자] ‘평화 화합의 지구촌 겨울축제’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강원도 평창에서 드디어 열린다. 2011년 7월 7일 0시 18분(한국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평창’이 개최지로 발표된 지 6년 7개월만이다.

88서울올림픽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자, 첫 번째 동계올림픽이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9일부터 17일간 ‘행동하는 평화’를 주제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1948년 장크트모리츠(스위스) 대회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3명, 임원2명을 보낸 지 70년 만에 동계올림픽 유치국가가 된 대한민국은 1988년 캘거리(캐나다) 대회까지는 참가하는데 의미를 둔 나라였다.

이처럼 겨울스포츠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은 개최국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종합 4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해외 데이터 분석업체와 베팅업체는 한국 예상 순위를 6, 7위로 점치고 있다.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남북선수단,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막식 (출처: 뉴시스)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남북선수단,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막식 (출처: 뉴시스)

◆올림픽 사상 최초 남북 단일팀 구성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에 따르면 평창올림픽에는 세계 92개국 총 2925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참가 국가와 선수 규모 모두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개최국인 우리나라는 15개 전 종목에 144명, 북한은 5개 종목 총 2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가장 처음으로 선수 명단을 확정한 미국은 역대 올림픽 역사상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242명의 선수를 등록했다. 캐나다와 노르웨이는 각각 226명, 111명의 선수 명단을 확정했다. 특히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는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남한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을 합쳐 총 35명의 선수가 호흡을 맞추게 된다.

평창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100개 이상의 금메달이 걸린 대회다.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보다 4개의 금메달이 늘어나 역대 최고 규모인 102개의 금메달(설상 70개, 빙상 32개)을 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친다.

첫 금메달 사냥은 10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 출전하는 황대헌(19, 부흥고)이 나선다. 가장 유력한 첫 금메달 후보는 스켈레톤의 윤성빈(24, 강원도청)으로 16일 설날에 금빛 레이스가 치러진다.

4일 오후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박종아가 2대1로 따라가는 득점을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4일 오후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박종아가 2대1로 따라가는 득점을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개막식에 16개국 정상급 인사 참석

개막식에는 16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한다. 올림픽을 즈음해 21개국에서 26명의 정상급 인사들도 방한해 이른바 올림픽 정상외교가 가동된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중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참석한다. 지난 소치 올림픽의 절반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막 당일인 9일 참석하는 정상급 외빈을 위한 리셉션을 개최하는 한편 14개국 정상급 인사와 별도 회동을 한다. 평창올림픽을 무대로 북·미가 ‘최고위급’ 외교전에 나서면서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고위급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방한했고, 9일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이며 실세인 일명 백두혈통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방남한다.

오는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열릴 ‘한·일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일 위안부 합의’와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어떻게 조율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모습이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뉴스천지)DB
오는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열릴 ‘한·일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일 위안부 합의’와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어떻게 조율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모습이다. (출처: 청와대) ⓒ천지일보(뉴스천지)DB

문 대통령은 10일 김영남‧김여정과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런 중에 미·일이 지난 7일(현지시간) 회담을 갖고 아베신조 총리와 펜스 부통령이 ‘대북압력 최대강화’에 합의했다. 펜스 부통령은 “전례 없는 대북압력 발표”를 선포했다. 북한도 8일 외무성 당국자가 “남조선 방문 기간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며 선을 그어 북미 간 대화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러나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 자체가 대화 국면 전환을 꾀했다는 분석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김여정에 대해 북한에서 ‘여동생 실세’라며 한국 언론은 그녀를 ‘김정은의 이방카’로 부른다고 소개했다. 이어 NYT는 문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김여정이 가지고 올지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도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북한 예술단의 첫 공연이 열리는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북한 예술단의 첫 공연이 열리는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북 ‘평화 마케팅’ 견제 속 남북교류 환영

이번 평창 올림픽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역시 북한의 참가다. 북미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서 북한 방문단의 행보는 물론 향후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이번 평창올림픽에 삼지연관현악단과 응원단을 포함해 400여명의 방문단을 파견했다.

북한 선수단의 방남 일정에 맞춰 막혀 있던 육공해로도 모두 열렸다. 북한도 대규모 열병식 행사를 대내 행사로 축소하는 등 국제사회 심기를 건드리지 않게 조심하는 분위기다. 북한의 이런 평화 마케팅 뒤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철회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반복된 위장 평화공세에 또 속아선 안 된다며 견제하고 있지만, 교류의 물꼬가 터져야 다음을 내다볼 수 있다는 시각과 함께 모처럼의 남북 교류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31일 강원 평창선수촌에서 열린 2018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평창 선수촌 개촌식에서 자원봉사들이 평화올림픽 기념 비둘기풍선을 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월 31일 강원 평창선수촌에서 열린 2018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평창 선수촌 개촌식에서 자원봉사들이 평화올림픽 기념 비둘기풍선을 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름값하게 된 ‘평창, 평화창성’ 마을

2003년, 2007년 두 번의 고배를 마시고, 동계올림픽 유치에 마침내 성공한 평창. 풍수가나 역사학자들은 평창의 지역 이름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지금의 평창은 평안창성(平安昌盛) 또는 평화창성(平和昌盛)의 준말이다.

평창의 통일신라 때 이름은 ‘백오(白烏)’ 흰까마귀였다. 예부터 삼족오(세발 까마귀)를 태양 속에 사는 새라 여겨 신성시 했듯이, 흰까마귀의 고장 평창은 1000년이 넘은 상서로운 지역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런 예사롭지 않은 이름을 가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북한도 참가해 ‘평화올림픽’ 조짐이 보이자 더더욱 ‘평창’이 이름값을 한다는 평이다.

30년 전 대한민국에서 열린 88서울올림픽은 당시 동서 냉전 구도 종식에 기여했다. 극도의 한반도 위기 속에 열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 화해뿐 아니라 ‘세계평화’의 교두보가 될 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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