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하는 안태근 전 검사. (출처: 유튜브 캡처)
간증하는 안태근 전 검사. (출처: 유튜브 캡처)

안태근 전 검사 “억울하게 공직 잃어… 신앙 통해 극복”
서지현 검사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받고 있는 안태근 전 검사 간증 영상이 논란이 되면서 기독교계가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 검사는 최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가해자가 최근에 종교에 귀의해서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회개를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 전 검사는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 대형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교인들 앞에서 “자신이 억울하게 사회적 위치를 잃어버렸지만, 신앙으로 고통을 극복했다”고 간증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 약 30년 동안 나름대로 깨끗하고 성실하게 공직 사회에 적응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전 검사는 “뜻하지 않은 일로 본의 아니게 공직을 그만뒀다”며 “그 일을 겪는 과정에서 나와 가족들은 극심한 고통에 하루하루 괴로워하면서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아내의 손에 이끌려 이 교회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나님이 더 큰 은혜와 잃어버린 것보다 더 귀한 것을 얻게 해주시고, 더 쓰임 받는 삶을 허락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기독교계는 안 전 검사의 성추행 논란에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는 30일 안 전 검사를 향해 “거짓 간증은 하나님을 조롱하는 일이며 한국교회를 모독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NCCK 인권위는 안 전 검사가 한 간증과 관련해서는 “‘회개’와 ‘구원’을 면죄부로 둔갑시켜 자신의 허물을 은폐하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더욱 큰 ‘죄’를 짓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이사장 백종국 교수)도 같은 날 안 전 검사에게 “자신이 저지른 성추행 사건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는 것과 별도로 서지현 검사에게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익제보자 지원 시민단체인 내부제보실천운동(백찬홍·이지문·한만수 상임대표)은 이번 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조속한 검찰 개혁을 촉구했다.

이들은 해결방안에 대해 ▲특별검사 통해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할 것 ▲성범죄 근절 위해 법무부 내 특별기구 구성할 것 ▲공수처 설치 등 검찰조직에 대한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개혁 이뤄져야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앞서 서 검사는 8년 전 안 전 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성추행을 당한 장소는 장례식장이었다. 서 검사는 그 자리에 당시 법무부장관을 비롯해 다수의 검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어느 누구도 그 행위를 만류 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이후 사무감사를 통해 지방으로 전출시켜 더 큰 불이익을 줬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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