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조사 지역 전경. (제공: 문화재청)
발굴조사 지역 전경. (제공: 문화재청)

금동불입상 등 7점 불상 유물로 ‘왕실 사원’ 확인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경주시 구황동 낭산 기슭(전 황복사터)에서 신라 왕실사원으로 추정되는 거대 사찰터가 발견됐다.

이곳에서는 국내 발굴사상 최대규모의 대석단(大石壇) 기단과 정교한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을 새긴 기단 건물터, 대규모 회랑(回廊·지붕이 있는 긴 복도)터 등 신라 왕실 사찰이었음을 보여주는 유적들이 나왔다. 또한 연못 등에서 금동입불상, 보살입상 등 불상 7점을 비롯해 1000여점의 유구도 대거 발견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경주 낭산 일대를 발굴조사를 해온 (재)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박광열)은 31일 이같은 내용의 발굴성과를 발표하고, 현장을 공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기단 등이 발견된 경주 낭산 일원은 구황동 황복사지 삼층석탑 남쪽 일대로, 황복사는 ‘삼국유사’에 654년 의상대사가 29세에 출가한 절이라고 기록됐다.

1942년 황복사지 삼층석탑(국보 제37호)을 해체 수리했을 때 나온 금동사리함 뚜껑에서 ‘죽은 왕의 신위를 모신 종묘의 신성한 영령을 위해 세운 선원가람’임을 뜻하는 ‘종묘성령선원가람(宗廟聖靈禪院伽藍)’이라는 글자가 나와 왕실사찰로 추정됐다.

당시 삼층석탑의 해체 수리 과정에서 금제여래입상(국보 제79호), 금제여래좌상(국보 제80호)도 확인돼 주목을 받았다.

이번조사에 출토된 1000점 이상의 유물은 대부분 토기와 기와다. 대체로 7~9세기께 것들로 화려한 장식을 수놓은 신장상(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장)의 화상석, 치미, 기와 등이 확인돼 격조 높은 건축물이 들어섰다는 것을 실증한다. 금동불 입상과 금동보살입상 등 불상 7점이 나온 것도 발굴지역인 전 황복사터 일대가 7~10세기 신라 왕실사원으로 맥을 이었음을 알려준다.

경주시와 문화재청은 이번 2차 발굴조사를 통해 “통일신라시대 왕실사원과 신라왕경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며 “황복사의 실체 규명과 유적 정비를 계속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십이지신상 기단 건물지 내부 연못에서 나온 금동입불상과 보살상. (제공: 문화재청)
십이지신상 기단 건물지 내부 연못에서 나온 금동입불상과 보살상. (제공: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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