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6일 충남도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독교단체 회원들이 충남도 인권조례안에 포함된 동성애자 보호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7년 11월 6일 충남도의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독교단체 회원들이 충남도 인권조례안에 포함된 동성애자 보호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동성애반대집회·1천만서명운동 충남·서울서 잇따라 개최돼

목회자·참석인사 정치성 발언 논란 “이 나라 사회주의 국가 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개신교 보수 지도자들이 사회주의·개헌 반대를 목적으로 결집하고 대외적으로 움직여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적 성격을 띠는 모임에 한국교회 지도자가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먼저 지난 28일 충남 천안삼거리공원에서는 ‘충남 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집회’가 열렸다. 천안시 기독교연합회, 아산시 기독교연합회, 예산군 기독교연합회 등 보수 개신교 연합체와 보수 단체들이 참석해 충남인권조례 폐지를 촉구했다. 명목상 개신교 보수 측이 배척하는 동성애 반대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는 동성애 관련한 충남인권조례 폐지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뜨거운 이슈인 ‘개헌’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비중이 있게 피력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충남 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집회’에서는 박경배 퍼스트코리아 상임대표가 찬조 발언에서 “인권조례는 물방울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자유를 빼버린 개헌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해 개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예산군 기독교연합회 서기 강정규 목사는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가 돼 공산주의로 적화시키는 무리들에게 넘어가고 있다”며 “지방분권화라는 미명 아래 고려연방제 하에서 북한이 통일하게 하는 악한 법이 헌법에 상정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상정된 법이 무효화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현 정부를 ‘친북좌파’로 몰아가는 뉘앙스의 발언도 나왔다. 천안시 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 최만준 목사는 “이 땅의 복음과 믿음과 민주주의를 너무나 쉽게 친북 좌파에게 내어준 우리 국민의 무지를 용서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러한 보수 개신교 진영의 움직임은 지난 1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보수 개신교 지도자들의 모임의 성격에서 더 잘 나타난다.

이날 열린 ‘조국대한민국 회복과 복음으로 통일을 위한 1천만명 서명운동 발대식’의 주요 골자는 ▲사회주의 절대 반대 ▲준비 안 된 개헌 반대였다. 이 자리에는 개신교 내에서 정치적 활동으로 유명세를 탄 인사들이 등장했다.

청교도영성훈련원장 전광훈 목사, 전 국정원장 김승규 장로, 한국기독교교단협의회 대표회장 조용목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이영훈 목사가 참석해 순서를 맡았다.

특히 이영훈 목사는 기하성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이미 1천만명 서명운동을 시작 지난 연말에 벌써 100만 명 서명운동을 완료했다고 밝히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들은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100만 명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100만 명 ▲청교도영성훈련원 100만 명 ▲전국여전도연합회 100만 명 ▲엄신형 목사 100만 명 ▲이태희 목사 100만 명 ▲윤석전 목사 100만 명 ▲장경동 목사 60만 명 등 전국 30만 목회자들과 장로연합회 25만명이 자신 있게 신청한 숫자만 확보해도 1천만 명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의 야심차게 내건 1천만명은 우리나라 개신교인 숫자를 상회한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개신교인은 967만 6000명으로 전체인구의 19.7%다. 전 목사 등이 계획을 완료하려면 우리나라 개신교인 전체를 넘어 국민들까지 설득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벌써 해당 집회와 관련해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집회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 최기학 목사가 500만원의 기금을 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고 보도됐다. 이후 예장통합 내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예장통합 전문지는 관련 내용이 사실무근이며 교단을 대표해 참석한 인사도 없다고 보도해 이번 집회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편 이날 사회를 맡은 전광훈 목사는 한국교회 내 대표적인 정치인사로 꼽힌다. 전 목사는 이미 지난해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은 기독자유당이 정당 득표율 2.64%를 기록하며 국회 입성에 실패하는 등 쓴 맛을 봤다. 그의 정치계 입문시도는 지난해로 4번째 좌절을 맛봐야 했다. 당시 기독자유당은 한국교회 연합단체 지도자들과 조용기 목사 등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세몰이를 했다. 그러나 다른 기독정당인 기독민주당에 개신교인 표가 분산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 목사는 올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후보로 지원하면서 야심을 드러냈지만 탈락 처리되자 법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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