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지속되는 세계 경기의 침체 속에서 상호 상생의 길을 추구하던 각 나라는 제 살길이 버거워지자 각자의 노선을 타기 시작했다. 상호상생을 위해 협약이나 조직을 만들어 이의 룰을 지키며 따랐던 국가들이 더 이상은 안 되겠다며 세계기구나 협약과는 다른 라인을 만들고 있다. 매년 세계 각국의 리더들이 모여 세계 경제의 발전을 위한 논의를 하는 다보스포럼의 올해 주제가 분열된 세계에서 공동의 미래 창조였다. 2000여명의 참가자들이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 대한 토론을 벌여 정보와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장으로 잡은 모임이다. 그러한 포럼에서도 저성장 경제 하에 제각기 노선을 타며 점차로 심각해지는 분열과 분쟁의 조짐을 읽고 이를 지양하며 공동의 미래를 구축하고자 하는 주제를 잡고 모였다. 각 리더들에게 공감과 문제의식을 주고 이에 대한 대처와 발전을 논의할 만큼 세계의 노선이 달라졌다.

그러나 주제에 대한 충실한 논의보다는 각자의 입장이 다름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세계 경제는 무역 전쟁이 될 것이라는 각국의 다부진 예고전을 보았다. 상호의 이해관계보다는 보다 넓게 인류의 미래, 운명에 대한 시각으로 공동의 미래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그러나 세계경제에 영향력 있는 국가들이 이에 공감과 참여가 되지 않으면서 작금의 혹한 같은 세계시장을 헤쳐가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자칫 세계의 경제위기로 다가설 수도 있는 시점에서 각국의 노선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우선주의를 자국은 물론 세계에 선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경우는 이미 세계기구는 미국과는 별개의 기구로 만들어 버렸다. 독일, 프랑스, 인도 등등 각국에서 참여한 리더들은 포럼의 주제에 부합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 자국의 입장과 의지를 표명하며 간접적인 자국보호주의를 표현해 드러나게 나는 다름을 표현한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제 누군가 누구를 위한 보호는 기대할 수 없는 적자생존의 정글에서 살아남는 자만 존재하는 세계가 됐다.

각국의 정계, 재계의 사람들은 올해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았지만 그 이권을 차지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이 됐다. 보호무역과 자유무역의 대치다. 글로벌 경제가 시장을 크게 만들었지만 이익배분에 있어서는 그 불평등이 갈수록 커지니 오히려 글로벌화가 자국경제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국가에서는 이러한 논리로 자국이익을 보호하려는 선조치를 하고 있고 아직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내지 못한 국가에서는 세계시장이 유일한 희망이 되어 이를 부정하며 파고드는 입장이다.

양극화는 아직 모두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이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 경기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국가이다. 수출은 지속적으로 라인을 개척해 나아가지 않으면 우리 경제에도 위험신호가 잡히는 부분이다. 연초부터 세탁기와 태양광에 대해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발동해 다보스포럼에서의 각국의 입장표명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국제적 움직임에 우리 정부는 대등한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 외교적 관계 못지않게 경제적 관계도 중요하다. 상호 상생을 위한 발전의 모토는 일방적 시혜보다 주고받는 거래에 기초한다. 일방적인 의존이 아닌 그들이 거부할 수 없는 조건과 환경으로 한국이란 나라의 위치의 부각과 함께 존재감을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무역전쟁에 빠지면 보복이 보복으로 되돌아와 그 악순환의 고리에서 헤어나기 쉽지 않다. 따라서 가지고 있는 카드는 물론 풀어낼 수 있는 모든 수를 동원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쉽게 점령당하지 못하는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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