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좋은 조건을 찾아 해외로 나간다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좋은 곳은 홈그라운드이다. 다들 알지만 떠나는 이유는 홈그라운드에 있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말 통하고 어디든 잘 아는 지역이지만 이를 두고 떠나는 데는 그러한 여건을 넘어서 비용의 절감과 사업하기 편한 인프라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매 정권마다 사업하기 편한 환경을 조성한다고 규제를 푼다, 개혁한다고 하지만 틀에 박힌 양식과 형식들을 만족하려면 서류 조건의 구비 및 시간의 소요가 크다. 게다가 한 단계 거칠 때마다 허가나 신고 및 비용이 들어간다. 이러한 환경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노조라는 이유로 기업의 상황은 아랑곳없이 자신의 임금과 복지 향상을 위해 파업을 무기로 휘두르는 그들 때문에 기업은 한발 한발 내딛기가 어렵다.

장장 20여년을 불황에 꽁꽁 얼어붙은 일본의 경제가 어렵게 늪을 헤쳐 나와 다시 일어서기에 얼마나 힘들었는가. 최근 그들은 국내를 박차고 나간 기업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 역시 어려운 국내 환경에서 버티기 힘든 기업들이 해외로 나갔다. 저렴한 노동조건에 기업경영이 편한 곳으로 나갔다가 본국에서 세제도 낮추고 고의적인 엔저에 묶어놨던 규제도 대폭 줄여 기업의 부담 비용을 줄여 놓았더니 기업들이 절로 마음 편한 본국으로 돌아와 사업을 지속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최근 일자리들이 널려 골라가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를 주도하는 기업에는 유능한 인재들이 따라간다. 잘 뽑은 인재 하나는 기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다. 전도유망한 기업에서 자신의 무한 가능성을 펼쳐보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는 데 막힘이 없고 지원이 가능한 기업을 선택한다. 기업 역시 동일선상이라면 가능성이 더 보이는 직원을 채용하기 마련이다. 기업은 누구보다도 수익 창출에 귀재이다. 안 되는 환경이면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환경으로 이동해 안정적 수익은 물론 발전을 도모한다. 이러한 기업은 국가 발전의 동력인 것이다. 그런데 그 기업이 떠나는 국가는 어떻게 되겠는가.

일본의 예를 들었지만 미국 역시 자국기업의 회귀는 물론 기존에 자국에 진출해 있는 해외 기업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침체된 자국경제를 살리는 일이자 자국 경제의 베이스를 탄탄히 하는 일이기에 세계 각국이 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침체된 경제 때문에 교역이 쉽지 않으니 내수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가 진행되면 자연히 일자리가 생겨난다. 어렵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수요에 따라 절로 만들어지고 이들의 소비가 경제를 돌리게 된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가는 우리 정부는 목표량인 일자리 숫자를 채우려 재정을 동원하고 재정 확보를 위해 세제를 올려 기업과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물론 국민들조차 헬 코리아를 외치며 나라를 떠날 생각을 한다.

가까운 중국에서는 유능한 인재에게는 그 어렵다는 비자도 10년짜리를 무료로 내주고 있다. 인재의 파워를 알고 자국의 미래를 위해 이들의 활동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알기 때문에 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다. 가능성이 보이는 인재나 기업에게는 프리패스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 이들의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필요로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공산국가로 절차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그들 역시 살기 위한, 발전을 위한 라인은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파격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해외에서 공부하고 국내로 회귀하는 인재들이 당연시 됐지만 이제는 국내파나 해외파나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다. 애국심보다는 역량을 펼치고 살아가기 편한 곳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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