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우리는 자주국방과 경제성장을 외치며 온 나라가 하나가 되어 달려왔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호시탐탐 우리나라를 노리는 외세에 수난도 많았지만 강인한 민족성으로 반만년이 넘는 나라의 역사를 만들었다. 그런데 남북분단 이후에 동맹국이란 이름으로 주둔하게 된 세계 최강국가의 그림자에 싸여 안일함이란 익숙함이 너무 자라났다. 한반도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란 전제 하에 자주국방을 외치지만 무기도 군사력도 이름뿐으로 독자적으로 나라를 지켜내기에는 역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나라를 지켜낼 대응수단이 전무하다. 미국의 강요로 배치한 사드체계 역시 지엽적인 방어에는 허점이 많다. 우리는 무엇을 위한 자주국방을 하고 있는가. 동맹국이란 이름으로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에 주둔하는 미군은 전적으로 한국의 지킴이라고 생각하는가.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돌아서서 자국의 경제가 활기를 잃어버린 지금 각 나라의 태도를 꼼꼼히 보자. 우리가 동맹으로 의지하는 미국만 해도 자국 우선주의의 이름 아래 국제협약과 동맹을 뒤로 했다. 우리에게 한미FTA 재협상은 물론이요 우리의 주요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해 물품의 이동을 막고 있다. 대통령 취임부터 좌충우돌 강력한 행보로 말을 몰고 다니는 트럼프 대통령이라지만 그도 혼자 국정을 처리하지 않는다. 동맹국이라고 하지만 그네들도 불리한 경제 앞에서는 미소를 던져 버렸다. 국가 안보에 문제가 되는 경우 긴급히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무역확장법을 동원해 최소 53%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12개 나라에 우리나라를 포함시켰다면 이미 그들에게 동맹이란 이름은 없다. 이는 관세부과는 물론 수입물량 제한, 긴급 수입제한까지 가능해 직접적인 타격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연속될 때 우리는 자주국방에 대한 회의에 빠졌다. 미사일이 우리를 향해 날아오면 이를 막아낼 방법이 없다. 우리를 향하지 않는다 해도 세계로 도발하는 그들을 상대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들과 인접한 우리는 어떻게든 피해를 이를 피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그 이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대남도발이 아닌 세계를 향하는 그들의 선전포고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방법이란 여전히 동맹국가의 그늘에 의지하는 것뿐이다. 현재의 우리의 상황을 절감했다면 바뀌어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까지 모두 바꿔줘야 하는데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 유야무야 묻어 버렸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에는 또 한번 그러면 가만히 잊지 않겠다는 엄포 외엔 바뀌는 것이 없다.

협상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갑작스러운 상대의 이해할 수 없는 카드의 제시는 그들이 뭔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 미국은 우리가 아니다. 그들의 규모는 생각보다 크고 그들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를 말로만 제어하며 방치하기보다는 확실한 방법으로 제어하는 것이 그들의 방식이다. 멀리 볼 것이 아닌 당장이라도 미국 본토까지 핵미사일을 날리겠다고 위협하는 북한을 국제 사회에 협조를 얻어 강력한 경제제재를 하고 있다. 그들은 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지고 그들에게 위협이 되는 사항은 근절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동맹이란 이름이 얼마큼 영향을 미치겠는가. 수단이 무엇이 되든 나라와 국민에게 위협이 되는 것에 안일한 국가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그들의 국가 안보에 문제가 되는 나라로 분류됐다. 또 아무 일이 없기를 바라기보다는 이러한 내막을 읽는 외교와 진정한 나라의 자주(自主)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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