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경의선, 동해선,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이름의 육로가 며칠간 이슈가 된 북한의 예술단 공연을 위한 현송월 일행의 방문으로 언급됐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답사단이 경의선을 이용하고 우리의 금강산과 마식령스키장 답사단은 동해선을 이용해 현지답사를 한다고 한다.

판문점, 경의선, 동해선 등 북한과 남한의 이동라인은 생각보다 많구나 하는 생각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만일 그들이 다른 꿍꿍이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가정을 한다면 그들이 선택한 루트가 예사롭지 않다. 경의선은 전쟁이 시작되면 북한에서 수도 서울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 라인을 타고 이동하면서 다양한 면을 확인하고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은 그 개최를 따기까지도 많은 노력을 했고 무사히 치러내기 위해 우리 정부 및 지자체는 수년 동안을 준비했다. 그러나 북한은 마지막까지 그들의 입장을 모호하게 했으며 막판에 입장을 바꿨다. 게다가 그들은 본래 4월 달에 치르던 조선인민군창건일을 돌연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로 바꿔서 대대적인 행사를 할 심산이다. 잘 훈련된 병력과 군사 장비를 동원한 그들만의 행사가 마냥 평화롭게는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그들은 미사일 도발로 미국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그들이 평창올림픽을 즐기자며 분위기를 돋우고 다른 한편으로 도발을 모색하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평창올림픽의 참여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안전을 이유로 참여를 미루고 있는 국가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우리나라는 자칫 전쟁터로 변할 수 있는 위험한 국가로 자국의 시민들을 보내는 것이 꺼려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이 과거 나치가 베를린올림픽을 열며 전쟁을 벌였던 것이 클로즈업 되는 것은 기우인가.

지금도 경계를 늦출 수 없지만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으니 더 긴장해야 한다. 우리의 생각마냥 이를 기회로 대화의 물꼬가 터져서 금강산 여행이나 개성공단의 재개의 계기가 아닐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북한의 제재가 진행 중이라 쉽지 않은 일이고 그들과의 대화가 무색함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명분이야 어떻든 지척에서 최대의 군대가 모여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협이 될 수가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집단이니 무슨 도발을 할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혹여 오해를 살까 한미연합훈련도 연기한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의 작금의 행동이 매우 도발적이며 위협적이다. 세계인이 함께 하는 올림픽제전에 그들의 위세가 등등함을 보이는 행사를 치른다는 발표는 평창올림픽을 즐기겠다는 것이 아닌 그들의 의기양양한 호전적 기세를 세계에 내보이려는 간접의 선전포고인 셈이다. 올림픽의 취재단이 올림픽이 아닌 북한의 건군절 보도에 쏠리며 스포츠체전이 아닌 전쟁의 아슬아슬한 스릴을 만나게 생겼다. 이들과 함께하는 동계올림픽 체전 내내 어디서 어떤 테러가 일어날지를 염려해야 한다. 북한은 전 인민이 잘 훈련된 군인이란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선수로 출전하지만 그들이 어떤 임무를 띠고 오는지는 모른다. 북한의 참가를 막아야 하는지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이다. 어렵게 공들여 따낸 올림픽의 유치, 수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초를 치는 북한에게 왜 남북의 단일팀을 만들어 태극기도 없이 공동입장의 퍼포먼스를 벌여주어야 하는 건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북한이 요청해 오는 대화를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지만 그 대화를 모두 들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우리는 전쟁을 잠시 중단한 휴전국가이고 언제 어느 때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임을 다시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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