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소설가

 

황건적 5만이 유주를 공격하기 위해 쳐들어왔다. 적군의 장군은 정원지였고 부장은 등무였다. 현덕의 군사는 5백여명에 불과했다. 서로 대치한 적장 정원지와 등무는 장비와 관운장이 휘두른 창과 청룡도에 한칼에 목이 두 동강 나버렸다. 수만의 포로를 잡아 개선한 현덕의 군사를 태수 유언이 치하하고 상을 내렸다.

현덕이 채 군복을 벗기도 전에 청주 태수 공경한테서 급보가 날아들었다. 유언이 놀라서 파발의 내용을 급히 펼쳐보니. “황건적의 무리가 청주성을 포위해 긴박한 지경에 놓였으니 군사를 일으켜 신속히 구원해 주기 바라오”라는 내용이었다.

유언은 급히 현덕을 청해서 의논했다.

“청주성에 황건적 수만이 에워싸고 공격을 해 구원을 청하는 파발이 왔으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염려 마십시오. 이 비(備)가 당장 가서 구원하겠소.”

유언은 기뻐하며 즉시 교위 추정을 불러 명령했다.

“마병 오천기를 거느리고 유비, 관우, 장비와 함께 청주성으로 가 황건 역도들을 무찌르도록 하라.”

현덕의 5천기 군사들은 청주를 향해 달려 나갔다.

적병은 현덕의 군사가 오는 것을 보고 군대를 나누어서 교란전을 펼쳤다. 첫 교전에서 현덕의 군사들은 숫자가 적으니 어쩔 수 없이 밀리고 말았다. 나눌 수가 없는 숫자 적은 병사들로는 간단하지가 않았다. 그들은 일단 군사를 멀리 물리어 진을 치고 있었다. 현덕은 장막에서 관우와 장비를 불러 의논했다.

“적병은 많고 우리 군사는 적으니 반드시 계교를 써서 기병 전술로 나가야 하겠다. 두 사람은 오늘밤 일천병씩 인솔해 산의 좌편과 우측에 매복해 있다가 내일 새벽 꽹과리 치는 소리를 군호로 해 일제히 선제공격하라.”

그날 밤 관우와 장비는 불을 끄고 말에 재갈을 물리고 발소리를 죽여 산 위로 올랐다. 두 사람은 현덕이 일러준 대로 각기 1천기의 군마를 거느리고 산 좌 우편에 매복을 하고 기다렸다.

날이 희붐하게 밝아 오자 현덕은 교위 추정과 함께 3천의 군마를 이끌고 북과 동시에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면서 적군의 진영이 있는 산길 쪽으로 쳐들어가니 적군의 무리는 어제의 승리에 자만하고 있다가 전 병력을 동원해 반격을 개시했다. 현덕과 추정은 잠시 교전을 하는 체하다가 말머리를 돌려 3천 군마와 함께 달아나기 시작했다. 적군은 현덕이 패하여 달아나는 줄 알고 전군을 독려해 일제히 뒤를 쫓았다.

현덕의 군사가 산허리를 돌아 지날 때였다. 3천의 군사들이 꽹과리를 일제히 울리자 그것을 군호로 삼아 좌편에서는 관운장이 1천의 군마를 이끌어 짓쳐 나오고 우편에서는 장비가 거느린 1천의 병마가 호통을 치면서 달려 나와 적군의 후미를 끊었다.

적병들은 뜻밖의 매복군사를 만나니 혼란스러웠다. 대열은 중간 중간 끊어지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그때 현덕의 3천 군사가 머리를 되돌아 반격을 하니 적병은 3곳에서 공격을 당하자 크게 패하여 죽고 상하는 자가 부지기수였다.

현덕의 군사가 적병들이 산재한 청주성 부근까지 육박해 들어가니 청주 태수 공경이 성문을 크게 열고 민병을 거느리고 달려 나와 함께 싸움을 도왔다. 사분오열이 된 적군은 병기를 버린 채 달아나기 바빴다. 청주성은 적군들의 포위 속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승리를 확인한 청주 태수 공경은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과 추정에게 크게 치사를 한 뒤에 군사들에게 잔치를 베풀고 배불리 먹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