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깃발. (출처: 연합뉴스)
유럽연합(EU) 깃발. (출처: 연합뉴스)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팔 협상으로 결정 돼야”
“美,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의 중재자 돼야”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럽연합(EU) 소속 5개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하며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의 수도”라고 밝혔다.

AFP·신화통신에 따르면 유엔 주재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웨덴 대사들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준비를 시작하겠다는 미국의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지 않고, 중동 지역 평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상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이 틀 안에서 예루살렘은 궁극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의 수도여야 한다는 게 EU 회원국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EU 5개국 대사들은 중동 평화를 위해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에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2국가 해법으로 이어질 평화협상 재개를 위한 모든 확실한 노력에 이바지할 준비가 됐다”며 “우리는 미국 행정부가 이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합의를 위한 자세한 제안을 제시하도록 독려 한다”고 당부했다.

2국가 해법이란 1967년 중동전쟁으로 정해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각각 건설해 영구히 분쟁을 없애자는 방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텔아비브에 위치한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예루살렘은 명백히 이스라엘의 수도임을 인정한다”면서 “이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옳은 일이고 이미 이뤄졌어야 하는 일”이라며 “또 국무부가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준비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팔레스타인인들은 시위를 열고 반발했다.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들은 ‘분노의 날’ 시위를 벌였다. 또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1명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숨졌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지배자로 알려진 무장정파 하마스는 7∼9일을 ‘분노의 날’로 선포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거리로 나서라고 부추겼다. 평화집회는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일부 격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진압 군경을 향해 돌을 던지거나 타이어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시위를 하고 있고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군경은 최루가스, 고무탄, 실탄 등으로 해산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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