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시위자들이 타이어를 불태우고 돌을 던지고 있다. 이날 시위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한 데에 항의하기 위해 열렸다. (출처: 뉴시스)
지난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시위자들이 타이어를 불태우고 돌을 던지고 있다. 이날 시위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한 데에 항의하기 위해 열렸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한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지난 6~8일 사흘을 ‘분노의 날’로 선포한 후 연일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이스라엘도 전투기까지 동원, 대응에 나서면서 9일까지 팔레스타인인 4명이 숨졌고 10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DPA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9일(현지시간) 최근 이틀 동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8일에는 시위에 참가한 팔레스타인 2명이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성명을 내고 “시위 주동자 2명을 골라 사격을 했고, 총탄이 명중했다”고 밝혔다.

금요일에는 예배를 마친 팔레스타인 수천명이 거리로 나서자 부상자도 속출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은 이날 하루 거의 800여명의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다쳤다고 전했다.

그 다음 날인 9일에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 2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공군은 하마스가 전날 발사한 로켓포 3발이 이스라엘 남부에 떨어졌다며 이날 새벽 가자지구 중심부에 있는 하마스와 연결된 무장조직 기지를 폭격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사망자가 나오기는 2014년 7∼8월 이른바 ‘50일 전쟁’ 이후 3년 만이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가자지구에서 약 450명이 시위에 참가하고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600명이 시위에 나섰다고 전했다.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시위대는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분노를 표출하고 타이어에 불을 붙여 이스라엘 군을 향해서 굴려보냈다. 팔레스타인 적십자사에 따르면 이날 요르단강 서안 지역과 가자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인 200여 명이 부상했다.

한편 이날 중동과 아프리카의 아랍계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긴급 외무장관 회의에서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어서 무효라고 지적하며 역내 긴장과 폭력을 끌어올리는 그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성명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안을 채택하라고도 요구했다.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또한 유엔 안보리의 그런 결의를 이끌도록 노력하면서 연맹의 순회 의장국이 요르단임을 들어 아랍연맹 긴급 정상회의를 예루살렘에서 개최하자고 촉구하고 정세 평가와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조처를 위해 한 달 안에 외무장관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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