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로교 양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예장 통합 총회가 15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의 현실과 나아갈 길’을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예장 합동·통합 공동세미나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근원으로 돌아가자’는 종교개혁의 모토를 더욱더 새겨야 할 때입니다. 교회 안팎의 과제들을 해결하는 길은 다시 종교개혁의 역사를 새기며 그 변화의 원동력을 찾아 우리의 교회와 시대를 섬기고 변화시키는 데 있습니다.”

장로교 양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예장 통합 총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의 현실과 나아갈 길’을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임성빈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맞물려 21세기 한국교회의 과제를 짚었다.

먼저 임 목사는 종교개혁이 종교적 영역에 그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며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종교개혁은) 유럽의 정치지형을 바꾸고 결과적으로 근대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종교개혁의 정신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경제, 정치, 과학 등 각 분야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목사는 “한국교회는 경제적 성공이 개인의 성공과 실패의 차원에 머물지 않도록 바른 경제, 경영 신학을 정립해야 한다”며 “특히 종교개혁이 지향하고 있는 공동체적 연대성을 모색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 목사는 “새로운 정치 지형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새로운 정치 지형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파적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들과 근원적 상상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5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한국교회의 현실과 나아갈 길’을 주제로 열린 공동세미나에서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임성빈 목사가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어 그는 종교와 과학과의 대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임 목사는 “종교개혁은 근대적 사고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사상적 기반이었고 결과적으로 과학혁명을 촉발시킬 수 있었다”며 “그러나 우리가 보는 종교와 과학의 관계는 불필요한 긴장 관계 속에서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와 과학의 바람직한 관계는 서로의 자리와 역할을 인정하고 상호 탐구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임 목사는 교회에서 평신도의 의미를 복원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종교개혁이 그토록 반대했던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이 중세가톨릭을 방불하는 목회자중심주의로 오히려 강화된 현실 등은 이 시대의 개혁 과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여성들과 청년들의 정치참여가 제한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지적하며 “한국교회가 여성들과 청년들의 역할을 제한한다면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은 인사말에서 “지금의 한국교회는 세상을 구원하는 방주의 역할을 다 감당하지 못한 채 세상의 풍조와 논리에 휩쓸려 버렸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500년 전 루터의 종교개혁이 현재 한국교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성찰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 총회장을 비롯해 예장 합동 김선규 총회장 등 예장 합동과 통합 측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예장 합동과 통합은 1959년 교단 분열 이후 이날 처음으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 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예장 합동 김선규 총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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