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교회 전경. (출처: 한국오픈도어선교회 6월호 소식지)

시리아, 6년째 내전… 혼란 거듭
IS 공격 표적된 기독교 공동체

전쟁 속 ‘평화’ 갈망한 일부 무슬림
성경-꾸란 비교한 후 개종하기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1. 2015년 12월 30일 시리아 북동부 카미실리 내 기독교인 소유의 식당에 세 번의 폭탄 공격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16명이 숨졌고, 5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망한 16명 중 13명이 기독교인이었다. IS는 이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2. 2016년 1월 17일 이슬람 과격단체의 미사일 공격으로 알레포 인근 아르메니아 복음주의 임마누엘교회가 피해를 입었다. 주일예배가 끝난 지 몇 시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사일 공격이 진행됐다. 알레포 지역은 계속된 미사일 공격으로 200여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3. 2016년 6월 19일 오스만제국 집단 학살 추모행사가 열리던 성 가브리엘교회 밖에서 자폭 테러 사건이 발생해 쿠르드인과 기독교인 등 4명이 사망했다.

시리아에서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받는 원인은 다양하다.

극악무도하게 기독교인을 처형하기로 악명이 높은 IS와 알 누스라 등 과격 집단들의 기독교인을 향한 반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시리아는 내전 이전에는 종교의 자유가 비교적 허락된 편이었다. 그러나 무장단체들이 나타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IS는 2014년 6월 시리아와 이라크 등 지역에서 칼리프 왕국을 설립했다고 주장하며 이들 지역에서 샤리아 법을 집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독교인들은 ‘딤미 계약(이슬람법이 다스리는 국가에서 무슬림이 아닌 국민이 해야 하는 계약)’에 서명하라고 강요받았다. 이 계약은 기독교인들의 종교의 자유를 박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종교적인 이유 뿐 아니라 기독교인들은 민족적 적대감과 무장집단의 편집증적인 독재, 조직적 부정부패 및 범죄 등으로도 박해를 받고 있다.

시리아의 기독교 인구는 여러 민족 및 종교적 정체성이 혼합돼 있다. 또 기독교 인구가 밀집한 알레포와 다마스쿠스 시내 주변, 시리아 남부 레바논 국경 인근의 홈스 주 등 지역은 정부와 반군 세력 양쪽 모두에게 전략적 요충지여서 외부 공격에 쉽게 노출돼 있다.

◆폭력지수 하락했으나 사실상 높아

전반적으로 시리아 내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독교 박해는 매우 심각한 수준 (14.556)이다. 전년도에 발표된 세계박해지수(WWL)인 14.287점보다 소폭 상승했다. 수집된 다량의 자료들에 근거해 점수가 상향 조정됐다. 시리아 기독교인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박해를 받고 있다. 박해가 가장 심각한 영역은 교회(14.896), 지역사회(14.664), 국가(14.584) 순으로 나타났다. 독재정치와 결합된 이슬람 과격단체의 탄압이 주된 박해의 원인이다.

올해 폭력지수는 작년(15.556)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13.70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폭력지수가 낮아진 것은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IS를 포함한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 이미 탈출했기 때문에 폭력 사건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교회들이 전년도 보고 기간에 파괴됐던 점도 폭력지수 감소요인으로 분석됐다.

선교회는 박해 점수 하락의 또 한 가지 원인으로 내전으로 인해 혼돈에 휩싸여 있는 현지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입수하는 게 사실상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종파 간 갈등으로 번진 내전

시리아 내전은 2011년 민중 봉기로 시작됐다. 시리아 민중들은 계급 간 갈등, 농촌과 도시 간 갈등, 정치적 자유의 억압 등에 분노해 자유의 확대 및 경제적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시위는 폭력적인 종파 간 갈등으로 확산했고, 6년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갈등의 주체는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다. 소수종파인 시아파 정부가 독재를 지속하면서 국민 과반수를 차지하는 수니파의 반감이 증폭됐고, 내전으로 번졌다.

선교회는 시리아 반군 세력이 점차 이슬람화 돼 가고 있으며 내전 역시 갈수록 시리아 정부에 대항하는 ‘이슬람 성전(聖戰, 지하드)’ 성질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갈등으로 시리아인들이 고통을 겪고 있으며 취약한 집단이 기독교인들이라는 설명이다.

시리아에서 박해를 받는 기독교 집단은 크게 전통적 기독교 공동체와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 공동체, 비 전통 개신교회가 있다.

시리안 동방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교회는 가장 비중이 큰 유형으로 전통적 기독교 공동체로 분류된다. 이들은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과거 어떤 정치적 입장을 고수했는지 정도에 따라 핍박의 수위가 다르다. 또 성직자들은 특별한 복장 때문에 특히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무슬림이었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이들은 가족들로부터 핍박을 받고 있다. 무슬림은 가족 구성원이 이슬람교를 떠나는 것을 수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침례교회, 복음주의교회, 오순절교회 등 개신교 교파들은 서구에서 유래됐다는 데 큰 반감을 사고 있다. 또 분열된 모습과 강한 지도력 부재 등 이유로 취약한 상태에 놓였다.

◆기독교로 개종하는 무슬림 증가

최근에는 현지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신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사역 중인 에드워드 목사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성경책을 전달 받은 후 무슬림이 기독교로 개종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성경과 꾸란을 비교하던 무슬림 부부가 결국 기독교로 개종하게 됐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목사는 한 남성은 죽음 앞에서도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고백하며 죽음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 남성은 죽임을 당했고, 장사조차 지낼 수 없었다.

한편 시리아의 종교 인구는 이슬람교 수니파가 74%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타 종파의 이슬람교가 16%를 차지하고 있다. 기독교인은 79만 4000명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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